옹성우가 배우로서 첫 발걸음을 뗐다.
지난 22일 오후 첫 방송된 JTBC ‘열여덟의 순간’에서는 최준우(옹성우)가 천봉고로 강제전학을 가게 되며 그 곳의 권력자 마휘영(신승호)와 한 소녀(유수빈) 등을 만나게 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자신을 향한 곱지 않은 시선에도 시종일관 무덤덤한 표정과, 다른 이들의 일에는 무관심한 표정으로 일관하던 최준우는 자신을 시계도둑으로 몬 마휘영과 날 선 대립각을 세우며 시선을 모았다. 조용하지만 강렬한 전학생의 또 다른 면모를 보여줌과 동시에 그 동안 천봉고의 권력을 잡아왔던 마휘영에게 생길 변화에 대한 궁금증을 자극하는 대목이었다. 여심을 설레게 만든 유수빈(김향기)과의 우연한 만남들 역시 앞으로의 이야기에 대한 기대를 자아냈다.
이 과정에서 무엇보다 돋보인 것은 옹성우의 연기력이었다. 지난 2017년 엠넷 ‘프로듀스101’ 시즌2에 출연해 최종 데뷔조에 등극하며 프로젝트 그룹 워너원으로 데뷔했던 옹성우는 지난 해 말 워너원의 활동계약 기간이 종료된 뒤 홀로서기에 도전했다. 다양한 선택지 가운데 옹성우가 첫 행보로 택한 것은 연기 활동이었다. 이후 옹성우는 본격적인 배우 도전 소식과 함께 ‘열여덟의 순간’ 주연 캐스팅 소식을 함께 전해 화제를 모았다.
앞서 소속사에서 제작한 웹드라마 등을 통해 연기를 선보인 바 있던 옹성우지만, 워너원 데뷔 이전까지 연습생 신분이었던 만큼 정식 연기자로 데뷔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이미 팬덤은 공고했지만, 안방극장 데뷔와 동시에 주연을 맡았다는 점에서 일각에선 옹성우의 연기력에 대한 우려가 전해지기도 했다.
하지만 옹성우는 첫 방송을 통해 이 같은 우려를 상당 부분 불식시키는 데 성공했다. 외로운 열여덟 소년의 복잡 미묘한 감정선을 자신만의 스타일로 그려내며 흡입력 있는 연기를 선보였다. 앞서 워너원 활동 당시에는 늘 밝고 유쾌했던 옹성우였지만, 최준우라는 인물에게서는 옹성우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김향기와의 풋풋한 청춘 로맨스 연기도 옹성우의 새로운 매력을 만날 수 있는 지점이었다.
첫 방송은 합격점이었지만, “첫 술에 배부르랴”라는 옛 말처럼 아직까지 그가 채워나가야 할 부분 역시 많다. 이제 중요한 건 꾸준한 노력을 통한 ‘성장’을 숙제로 안은 옹성우가 자신의 첫 데뷔작에서 어떤 모습으로 마침표를 찍을 지다.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