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특파원 대상 이례적 설명회... "한국 전략무기 통제 문제, 있을 수도 없을 수도"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 강화의 주무부서인 일본 경제산업성 건물. 도쿄=교도 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한국 측이 징용문제 해법을 제시해도 수출 규제를 철회할 뜻이 없음을 시사하면서 제대로 된 근거를 제시하지 않고 부족한 논리로 궤변을 이어갔다. 내달 한국을 군사우방국인 ‘화이트(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절차를 그대로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부실한 설명을 이어가기도 했다. 22일 일본 정부가 도쿄주재 한국특파원단을 대상으로 실시한 수출 규제의 정당함을 전하는 설명회 자리에서였다.

설명에 나선 일본 정부 관계자는 화이트 국가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배경으로 한국 측 수출관리 제도의 미비와 양국 수출관리 당국 간 대화 중단을 들었다. 이 중 당국 간 대화가 중단된 배경에는 양국 관계가 개입된 것으로 본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강조하는 ‘신뢰관계의 훼손’이 배경이라는 입장과 동일하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대법원 판결과 수출 규제와의 직접적인 연관성은 부인하면서도 한일 관계에 영향을 주는 다양한 요인이 있다고 밝혔다. 대법원 판결로 신뢰가 손상돼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 강화로 이어졌다는 주장과 다를 바 없다. 구체적 논거 없이 일본 정부의 애매한 입장을 고수하다 보니 궤변을 거듭하고 있는 셈이다.

그나마 일본 측이 제도 미비를 지적한 부분은 한국의 전략물자 통제제도 중 캐치올 규제와 관련해 대량살상무기(WMD)에 관한 규정만 있지 재래식 무기는 포함돼 있지 않다는 것이었다. 한국의 재래식 무기에 대한 캐치올 규제 근거인 대외무역법 19조 및 전략물자 수출입고시 50조에선 ‘대량파괴무기와 그 운반수단인 미사일(대량파괴무기 등)’이라고 규정돼 있을 뿐 재래식 무기를 포함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주장을 폈다. 이에 우리 정부 측은 “캐나다도 우리와 같은 법제 구조로 재래식 무기에 대한 캐치올 규제를 실시하고 있다”고 반박한 바 있다. 이 관계자는 한국의 통제제도 문제를 얘기하면서 ‘실제 문제가 발생했느냐’는 물음에는 “있을 수도, 없었을 수도 있다”는 말도 했다. 오락가락하는 답으로 한국의 화이트 국가 배제 근거를 대는 부실한 화법이 아닐 수 없다.

또 일본 정부가 수출규제 배경으로 지적하는 무역관리 부분에서 발생한 부적절한 사안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다는 종전 입장을 되풀이했다. 안보상 이유로 수출 규제가 시행된 3개 품목의 경우, 이번 조치로 한국에 대한 수출 허가 절차가 복잡해졌을 뿐 절차를 준수하면 글로벌 공급망 붕괴 등의 가능성은 없다는 원론적 입장도 반복했다.

일본 정부가 한국 특파원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따로 마련한 것은 이례적이다. 한국 측의 세계무역기구(WTO) 제소에 대비해 한국 수출관리 체계의 문제점을 설명했다는 명분을 쌓기 위한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정작 사실관계를 설명하기 위한 자리라고 규정하면서도 관계자 발언을 확인하기 위한 녹음과 영상촬영 등은 금지됐고 1사 1인 참여로 인원을 제한했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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