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 행정절차 무시한 채 운영 나서

이랜드 그룹이 운영하는 스키 리조트 경기 포천시 '베어스타운'이 지자체의 승인을 받지 않은 채 사계절 스키 슬로프인 피스랩(PIS LAB) 운영에 나서 논란이다. 안전성 등을 살피는 행정절차는 나몰라라 한 채 돈벌이 위주의 ‘배짱영업’에 나서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23일 포천시에 따르면 베어스타운은 15일 기존 스키 슬로프에 피스랩을 설치, 운영하기 위한 시설 변경 등록 신청을 냈다. 변경 대상은 일반용(전장 800m)과 초보용(100m) 두 곳이다. 피스랩은 스키 슬로프에 강화 플라스틱 매트를 깐 뒤 물을 뿌려 그 위에서 스키와 보드를 즐기는 사계절 슬로프다. 국내에선 최초의 시도다.
신청서를 접수한 시는 해당 시설의 안전성과 환경적으로 미치는 영향 등을 파악하기 위해 관련 부서 협의를 진행 중이다.
절차대로라면 시설 변경 승인 뒤에 영업이 가능하지만, 베어스타운은 이를 무시한 채 7월 12일부터 주말을 이용해 영업을 해온 것으로 파악됐다. 피스랩 시즌권을 구매한 유료 회원이 대상이었는데, 이 기간 200여명이 넘는 회원들이 시설을 이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베어스타운은 5~6월 피스랩 시즌권(7월~10월)을 온라인 등에서 30~40만원에 판매했다.

시는 현장점검을 통해 사전 영업 사실을 확인했다. 시 관계자는 “사전 영업행위가 확인된 만큼 경고 등의 행정처분을 할 것”이라며 “다만, 해당 시설의 경우 현재 부서 협의가 완료된 상태여서 조만간 변경 등록 승인은 내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전 영업 행위뿐 아니라, 국내 최초이다 보니 시설 안전성 측면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스키장의 한 관계자는 “슬로프가 플라스틱 재질이어서 회전 시 눈보다는 밀리는 현상이 많아 넘어지거나 화상을 입을 위험성이 많다”며 “안정성 검증 없이 덜컥 운영부터 하는 게 우려된다”고 꼬집었다.
베어스타운 관계자는 “사전에 안전과 이용상의 문제점을 파악하기 위해 시범 운영한 것인데, 의도하지 않게 문제가 된 것 같다”라며 “향후 철저한 안전관리로 시설 운영에 문제가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글ㆍ사진 이종구 기자 minj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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