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앤디 존스가 22일 광주 조선대 하이다이빙 경기장에서 열린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하이 다이빙 남자부 경기에서 공중 연기를 펼치고 있다(왼쪽). 오른쪽 사진은 2015년 국제 대회에서 경기 중 플랫폼에 부딪혀 부상을 당했던 스티브 로뷰. 광주=연합뉴스, 로뷰 인스타그램 캡처

22일 우리나라에 처음 설치된 광주 조선대 하이다이빙 경기장. 아파트 10층 높이의 다이빙 플랫폼에 선 선수들이 27m 아래 수조를 내려다 보고 엄지손가락을 치켜 들어 입수 신호를 보냈다. 깊이 6m의 수조 바닥이 직접 보여 체감 높이는 30m가 넘는데도 한 치의 머뭇거림도 없이 뛰어 내렸다. 아찔한 높이에서 펼쳐지는 공중 연기를 숨죽여 지켜보던 관객들은 선수가 수조에 풍덩 들어갈 때서야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인기 종목으로 꼽힌 하이다이빙은 고도의 담력과 모험심을 필요로 한다. 올림픽 정식 종목 다이빙은 인간이 가장 큰 공포를 느끼는 10m가 최고 높이지만 하이다이빙은 이를 훨씬 초월한다. 남자는 27m, 여자는 20m 높이에서 최고 시속 90㎞로 추락한다. 체공 시간은 불과 3초가 안 된다. 수면에 닿는 순간 몸에 전해지는 충격이 상당해 선수들은 반드시 발로 입수해야 한다.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해 수조엔 안전 요원 4명이 잠수해서 대기한다. 하이다이빙은 2013년 스페인 바르셀로나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처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고, 올림픽 정식 종목은 아니다.

아무리 반복적인 훈련을 하고, 세계 정상에 오른 실력을 뽐낸 선수라도 긴장하기는 마찬가지다. 이날 열린 하이다이빙 남자부 1, 2차 시기에서 합계 218.40점으로 1위에 오른 스티브 로뷰(24ㆍ미국)는 2015년 국제 대회에서 끔찍한 사고를 당했다. 힘껏 뛰어 올라 회전 동작을 시도하던 중 머리를 플랫폼에 부딪혀 불안하게 입수했고, 그의 눈과 이마는 상처 자국이 선명했다.

다시 플랫폼에 서는 두려움이 생길 법도 했지만 로뷰는 공포심을 이겨내고 2017년 헝가리 부다페스트대회에서 처음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 대회에서도 2015년 러시아 카잔 대회 우승자 게리 헌트(영국ㆍ189.00) 등을 제치고 중간 합계 1위에 올랐다. 대회 첫날 경기를 마친 뒤 로뷰는 “입수 전 항상 두렵다. 나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가 그럴 것”이라며 “플랫폼에서 보여지는 경치를 바라보면서 마음을 가라앉히는 방법 등으로 스스로 마인드 컨트롤을 한다”고 밝혔다. 또 여자부에 출전한 스페인의 셀리아 로페스(31)는 “왜 그렇게 위험한 스포츠를 하는가라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며 “위험한 종목이 맞지만 안전 수칙을 잘 지키면 위험이 사라진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선수 35명(남자 22명ㆍ여자 선수 13명)이 남녀 1~2차 시기에서 광주 무등산을 배경으로 몸을 던져 큰 사고 없이 일정을 마쳤다. 남자부 이고르 세마시코(러시아)가 2차 시기에서 등이 수면에 먼저 닿아 어깨 근처에 찰과상을 입었지만 추가 치료가 필요하지 않은 가벼운 부상이었다. 23일엔 여자부 금메달, 24일엔 남자부 금메달이 나온다.

광주=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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