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22일 경기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과기정통부 제공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우리나라 달 탐사 일정이 연기될 가능성을 내비쳤다.

과기정통부 세종시 이전을 앞두고 22일 경기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유 장관은 달 탐사 일정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도전적인 목표를 세우고 밀어 붙일 수도 있지만, 전문가인 과학자들이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그에 맞춰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답했다. 국가 달 탐사 계획에 따라 내년 12월 발사가 예정된 달 궤도선 개발이 지연되고 있는 데 대해 일정이 변경될 가능성이 있음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유 장관은 달 탐사를 5세대(G) 통신과 비교했다. 먼저 5G에 대해 그는 “5G 상용화는 당초 올 연말로 예정돼 있었는데, 정부와 기업이 힘을 합쳐 올해 3월로 앞당겼다. 이는 의지로 가능했던 일”이라고 말했다. 반면 달 탐사에 대해서는 “그렇게 (의지로) 할 수 있다면 하고 싶지만, 정치권이나 비전문가들이 밀어 붙여서 되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못 박았다.

달 탐사 일정을 정책적으로 결정하는 데 대해서도 다소 부정적인 시각을 나타냈다. 유 장관은 “일정을 정해놓고 그때까지 마치면 좋겠지만, 밀어 붙이기보다 과학자들을 존중하고 보호해줄 필요가 있다”며 “달에 착륙했냐 안 했느냐보다 관련 기술 확보와 인력 양성이 더 중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주도해 2020년 12월 발사를 목표로 개발 중인 달 궤도선은 당초 총 중량을 550㎏으로 맞출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후 설계 과정에서 이 수치가 660㎏으로 변경됐다. 이에 따라 지난해부터 항우연 연구자들 사이에선 설계와 임무 기간, 발사 일정 등을 조정해야 하는지 여부를 두고 논란이 불거졌다. 항우연 내부 갈등이 격화하자 과기부는 지난 1월 산∙학∙연 전문가로 구성된 점검평가단을 항우연에 보내 달 궤도선 설계를 포함한 달 탐사 사업 전반을 점검하고 있다.

유 장관은 “지난 정부가 무리하게 앞당긴 달 탐사 일정을 원래 계획대로 늦춰 놓았는데, 중량이 늘었으면 당연히 설계를 다시 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예산이나 기간, 인력이 늘어나는 등의 변동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유 장관에 따르면 점검평가단의 검증은 현재 마무리 단계다. “곧 검증 결과가 나오면 그에 맞게 일정이 연기될 수도 있고, 도전적인 일정을 줄 수도 있을 것”이라고 그는 밝혔다.

임소형 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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