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내고장 문화] 전남 영암군 민속씨름단 존폐 논란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내고장 문화] 전남 영암군 민속씨름단 존폐 논란

입력
2019.07.24 16:13
0 0
전남 영암군 민속씨름단이 지난 4월 광주 동구 충장로에서 왕안문화축제를 홍보하고 있다. 영암군제공
전남 영암군 민속씨름단이 지난 4월 광주 동구 충장로에서 왕안문화축제를 홍보하고 있다. 영암군제공

“해마다 늘어나는 예산문제 등 씨름단 연장은 주민의 동의가 먼저다” VS“씨름을 통한 특산품 홍보 등 지역발전과 부흥을 꿈꾼다”

올해로 창단 3년째를 맞은 영암군민속씨름단 존폐 문제가 지역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다. 그동안 특산품 홍보와 더불어 지역경제활성화 등 이미지 제고에 큰 효과를 거뒀다는 군의 주장에 비해 해마다 유지비용이 늘면서 막대한 군 재정에 부담을 준다는 군의회의 지적이 맞서면서 논란이 크다.

영암군은 2017년 조선경기 불황으로 지역대표기업인 현대삼호중공업이 씨름단 운영에 어려움 겪자, 민속씨름단을 인수해 운영에 들어갔다. 당시 씨름단 인수를 놓고 논란이 거듭되면서 제7대 영암군의회가 3년 기한의 조례를 제정, 재연장 여부를 결정키로 했다.

영암씨름단 존폐 논란은 그동안 민속씨름대회와 국내리그에서 장사 14회, 1품 5회 등 타 지역 씨름단보다 월등한 성적을 거두고, 방송 등 언론을 통해 지역 특산품 홍보 등 지역이미지를 높이는데 기여한 효과가 큰 상태여서 주민과 상공인 등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영암군의회도 이 같은 취지는 인정하고 있다.

김기천 의원이 군정질의를 통해 씨름단 운영에 관한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군의회 제공
김기천 의원이 군정질의를 통해 씨름단 운영에 관한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군의회 제공

하지만 영암군의회 정의당 소속 김기천 의원은“출범 당시 군비 부담금을 10억원으로 묶고 나머지 소요예산은 국ㆍ도비를 유치하겠다는 묵시적인 합의가 있었지만 이는 하나도 지켜지지 않았다”며“씨름단 연장도 주민의 동의를 구하는 것이 먼저인데도 이를 위반해 반대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김 의원은 “씨름단 운영에 행정의 도를 넘어선 관심 때문에 대회마다 공직자들이 대거 출장계를 내고 참여하는 등 군민 동원도 일삼고 있다”면서“차라리 씨름단 운영보다는 그 예산을 농산물 유통구조에 투입 판매에 힘쓰는 것이 낫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군은 2017년 10억원, 지난해 15억5,000만원, 올해 15억8,000만원에다가 다가오는 추석장사 씨름대회를 지역에 유치해 4억원을 더 배정했다. 군 의회는 여기에다 업무추진비, 홍보비, 민간 후원금까지 가세하면 이보다 훨씬 많은 예산이 소요된다는 것이다.

지난 6월 강원 횡성군 단오장사 씨름대회에서 영암민속씨름단 소속 최창만 선수가 지역 달마지쌀 홍보 문구가 담긴 운동복을 입고 경기에 나서고 있다. 영암군 제공
지난 6월 강원 횡성군 단오장사 씨름대회에서 영암민속씨름단 소속 최창만 선수가 지역 달마지쌀 홍보 문구가 담긴 운동복을 입고 경기에 나서고 있다. 영암군 제공

이에 대해 영암군은 짧은 기간이지만 씨름단 운영으로 전국대회에서 연이어 장사에 등극하고 영암 위상을 높이는 등 지역 특산품 홍보, 관광객 유치 등으로 홍보대사 역학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지역발전과 함께 스포츠 마케팅의 롤모델로 주목받고 있으며 지난해 유네스코 세계인류문화유산으로 남북이 공동 등재돼 국내외에서 씨름의 가치를 널리 알리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군은 지금까지 씨름단이 54회나 8강에 진출, 전국 방송을 통해 달마지쌀, 매력한우 등 지역 우수 농수특산물을 전국에 알려 수백억원의 가치를 발휘했다고 전했다. 또 씨름단은 지역의 축제 등 각종 행사참여로, 군민에게 자리잡고 있으며 오는 2020년 체육진흥투표권(스포츠토토)사업추진으로 재정마련과 민속씨름 활성화를 도모한다는 것.

급기야 지난 6월 전동평 영암군수는 영암민속씨름단을 국내 최고 씨름단으로 발전시키고 전통문화가치를 높이는 공로를 인정받아 문화체육부장관 ‘씨름 특별공로상’도 수상했다. 군은 군의회 의원들과 이달 간담회를 통해 ‘영암군청 씨름단 설치 및 운영조례’부칙 유효기간 2019년 12월 31일까지 이 부분을 삭제하는 조례부칙 심의회를 의결할 예정으로 오는 9월 임시회에서 거칠 계획이다.

조정기 군의회 의장은“현재 의원들간에 씨름단 존치를 놓고 찬반으로 나누어져 있다”며“오는 9월 지역에서 열리는 한가위대회를 보고 결정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전 군수는“씨름단 운영예산이 연간 20여억원 소요되지만 지역경제에 실질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운영예산의 수십배에 달한다”며“씨름단 운영에 효율적인 홍보마케팅을 접목해 영암 브랜드 가치 상승을 위한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주민 김석구씨는 “군이 사전에 주민 공청회나 설명회도 없이 조례제정을 추진하는 것은 부적절하지만 씨름단이 군민들에게 자긍심이 되고 관광활성화에 도움도 준 것도 부인할 수 없다”며“군과 의회가 협의를 통해 좋은 방향으로 함께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경우 기자 gwpark@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