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2억원 상당의 대마초를 밀반입해 국내에 유통한 판매상들과 흡연자 55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미국에서 추방된 전과자들이나 이중국적자들도 생활고 탓에 대마 유통에 가담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대마초 밀반입책 심모(29ㆍ여)씨를 포함해 대마초를 국내에 공급ㆍ판매한 23명과 흡연자 33명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검거해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들 중 마약 전과가 있거나 대마초 공급에 직접 관여한 20명은 구속됐다. 밀반입책인 심씨의 남편 권모(33)씨는 판매책들의 신원이 노출되자 미국으로 도주해 인터폴의 적색수배가 내려졌다.
마약 거래는 ‘피라미드식’ 유통망을 통해 이뤄졌다. 권씨 부부는 미국에서 대마 3.4㎏를 밀반입한 뒤 판매총책 2명에게 대마 운반과 보관을 맡겼다. 판매총책들은 중간판매책 10명을, 중간판매책들은 다시 소매책 9명과 거래를 텄다. 판매총책은 중간판매책에게 대마초 1온스(28g)에 130만원을 받고 팔고, 중간판매책은 소매책에게 280만원에 팔아 매매차익을 거뒀다. 최종 소비자들은 400여 만원을 지불했다.
판매책들은 대부분 한국과 미국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이중국적자이거나 미국에서 범죄를 저질러 추방된 전과자들이었다. 이들은 국내에서 생활고를 겪어 범죄에 가담한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에서 수년간 징역을 살았거나, 영어강사로 일하다 본격적으로 대마 유통에 뛰어든 사람도 있었다.
이들은 들여온 대마 3.4㎏ 중 1.5㎏을 이미 처분했다. 대마는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각지로 팔려나갔다. 경찰은 남은 대마 2㎏와 범죄 수익금 7,728만원을 압수했다.
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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