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지털 성범죄 피해영상물을 찾아내 삭제하기 위해 그 동안 사람이 일일이 검색 후 하던 일에 인공지능(AI) 기술이 도입된다. AI가 불법촬영물의 특징을 파악한 뒤 웹하드 사이트들에 올라와 있는 영상물들과 유사도를 분석하는 방식으로 삭제 조치가 필요한 영상물을 선별하게 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여성가족부는 웹하드 사이트를 통한 디지털 성범죄 피해영상물의 유포를 효율적으로 방지하기 위해 22일부터 여가부의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센터’ 업무에 AI 기술을 시험 적용한다고 밝혔다.
지금까지는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가 신고한 불법촬영물이 웹하드 사이트에 게시돼 있는지 확인하려면, 지원센터 삭제지원 인력이 수작업으로 영상물에서 검색용 이미지를 추출하고 각 사이트를 검색해야 해 신속한 피해자 지원에 한계가 있었다.
이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과기정통부, 여가부, 지원센터,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올해 초부터 협의체를 구성하고 AI 기술을 활용한 불법촬영물 삭제지원 시스템을 개발해 왔다. ETRI는 지원센터의 요구사항을 도출해 삭제지원 시스템의 기능을 설계ㆍ개발했으며, 지원센터는 기능 검증을 거쳐 22일부터 실제 업무에 시험적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삭제지원 시스템은 AI 기술로 피해자가 신고한 불법촬영물에서 이미지를 추출해 웹하드 사이트에서 유사한 영상물을 자동으로 선별ㆍ수집하는 기능 등을 갖추고 있다. 이후 지원센터의 삭제지원 인력은 불법촬영물과 유사한 영상물의 이미지, 유사도, 제목, 주소(URL) 등 삭제지원 시스템을 통해 수집된 정보를 검토해 영상물을 확인하고 실제 유포사례로 확인될 경우 해당 웹하드 사이트에 삭제 요청을 하게 된다.
우선 현재 삭제지원 시스템을 통해 검색할 수 있는 국내 웹하드 사이트 10개를 대상으로 먼저 시험 운영을 한 뒤 올 하반기에 35개 웹하드 사이트에 대한 검색기능을 추가 개발해 지원센터 업무에 정식으로 적용할 예정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이번에 개발된 삭제지원 시스템은 관련 기관간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새롭게 개발된 기술이 현장에서 잘 활용될 수 있도록 현장과 개발자가 협업한 좋은 사례”라며 “앞으로도 디지털 성범죄 피해방지를 위해 현장에서 필요한 기술을 개발하여 적용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여가부 관계자는 “전체 웹하드 사이트를 대상으로 한 삭제지원 시스템 활용 시 웹하드에 유포된 불법촬영물 검색시간이 현저히 단축될 수 있고 365일 24시간 자동 검색도 가능해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를 보다 신속하게 지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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