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그린빌에서 선거 유세 중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그린빌=AP 연합뉴스

미국 민주당 내 여성 유색인종 초선의원 네 명에게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는 인종주의 트윗을 날려 거센 반발을 샀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시 한 번 그들을 겨냥한 공격을 퍼부었다. 이번에는 그들이 미국에 사과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트위터에서 “나는 여성 하원의원 네 명이 우리나라를 사랑할 수 있는 사람들이라고 믿지 않는다”며 “그들은 자신들이 말한 끔찍한(혐오스러운) 것들에 대해 미국(과 이스라엘)에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들은 민주당을 파괴하고 있다. 하지만 허약하고 불안정해 우리 위대한 나라는 결코 파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하원의원 네 명은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등 지난해 당선된 초선 하원의원 4인이다. 오카시오-코르테스 의원은 푸에르토리코계, 일한 오마르 의원은 소말리아계 무슬림, 라시다 틀라입 의원은 팔레스타인 난민 2세, 아이아나 프레슬리 의원은 흑인이다. 특히 “이스라엘에 사과해야 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주장은 지난 2월 친(親)이스라엘 로비단체를 비판했던 오마르 의원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4일 트위터에서 “전 세계에서 가장 부패하고 무능한, 최악의 국가 출신인 ‘진보’ 민주당 여성의원들이 가장 위대하고 강력한 미국의 운영에 대해 목소리를 높여 말한다”라며 “원래 나라로 돌아가 완전히 망하고 범죄로 들끓는 출신지를 바로잡으면 어떤가”라고 말했다. 그러자 미 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을 비판하는 결의안을 찬성 240표, 반대 187표로 통과시켰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역시 “(트럼프 대통령 발언에) 단호히 거리를 두고 싶다”며 “(하원의원 네 명과) 연대감을 느낀다”고 지지 의사를 표했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비판 여론이 일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들을 겨냥한 공격을 이어가는 건 인종주의가 백인 유권자의 표를 끌어들인다는 확신이 깔렸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 17일 노스캐롤라이나주 그린빌에서 진행된 선거유세에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은 ‘돌려보내라’라는 구호를 연호하며 그의 인종주의 공격에 적극 호응했다.

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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