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덤 피티는 평영 100m서 대회 첫 세계신기록
중국의 수영 영웅 쑨양(28ㆍ중국)이 도핑 논란 속에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최초로 ‘400m 4연패’를 달성했다. 반면, 쑨양의 도핑 의혹을 강력히 비판해 온 호주의 맥 호턴(23)은 2위로 골인한 뒤 시상대에서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쑨양은 21일 광주 남부대 시립국제수영장에서 열린 남자 자유형 400m 결승에서 3분 42초 44로 우승했다. 2위 호턴(3분43초17)을 넉넉히 앞섰다. 이로써 쑨양은 2013년 스페인 바르셀로나 대회부터 이번 대회까지 남자 자유형 400m에서 모두 우승한 최초의 선수로 기록됐다. 세계선수권 자유형에서 4연패 한 선수는 1998~2005년 자유형 1,500m를 석권한 그랜트 해켓(39ㆍ호주)이 있다.
쑨양과 호턴은 결승에서 각각 4레인과 2레인에서 경기를 펼쳤다. 쑨양은 8명 가운데 7위(0.75초)로 출발한 뒤 150m 지점까지 고전했지만, 200m 구간부터 선두를 치고 나왔다. 경기 초반 다소 처졌던 호턴도 경기 후반부터 힘을 냈지만 쑨양을 따라잡기엔 버거웠다.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찍은 쑨양은 순위를 확인한 뒤 손가락 4개를 펼쳐 보이며 자축했다. 호턴은 그러나 시상식에서 쑨양과 기념 촬영을 거부했다. 시상식 뒤 기자회견에 혼자 참석한 쑨양은 “호주 선수(호턴)가 내게 불만을 드러낼 순 있다”면서 “하지만 나는 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로 나섰다. 쑨양 개인을 무시하는 건 괜찮지만, 중국을 무시해선 안된다”라고 맞받아쳤다.
둘은 약물 논란을 둘러싸고 갈등의 골이 깊다. 쑨양의 도핑 전력을 끊임없이 문제 삼았던 호턴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쑨양은 라이벌이 아닌 금지약물 복용자”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실제 도핑 전력이 있는 쑨양은 지난해 9월 도핑검사를 위해 자택을 방문한 도핑시험관리(IDTM) 직원들의 활동을 방해한 것으로 알려졌고, 국제수영연맹(FINA)이 쑨양에 ‘경고’조처를 하는 데 그치자 세계반도핑기구(WADA)는 FINA를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제소한 상태다.
한편, ‘평영 황제’ 애덤 피티(25ㆍ영국)는 남자 평영 100m 준결승에서 56초88을 기록, 자신의 기존 신기록(57초10)을 0.22초 앞당겼다. 피티는 2015년 이후 모든 평영 100m에서 1위를 휩쓸고 있다. 피티는 22일 결승에서 세계선수권 3연패에 도전한다.
광주=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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