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정ㆍ김수민 등 4선이상 중진들과 승부… 인지도 높지만 지역구 스킨십 약점
정당의 ‘입’ 역할을 해온 각 당의 대변인들의 내년 총선 대진표가 속속 짜여지고 있다. 얼굴이 널리 알려진 만큼 인지도와 친숙한 이미지가 강점이지만 대부분 상대 당의 중진의원들을 상대하게 돼 쉽지 않은 승부가 예고되고 있다.
원내대변인은 1년, 당 대변인은 2년 임기로 활동하지만, 현재 각 당의 대변인은 대부분 내년 총선까지 대변인 역할을 계속하게 된다. 때문에 선거 막판까지 다양한 매체를 통해 얼굴과 이름을 알릴 장점을 갖고 있다. 20대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낸 우원식·홍영표 의원이 과거 원내대변인을 지냈고, 우상호 민주당 의원과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오랫동안 당 대변인으로 이름을 날릴 정도로, 대변인은 대표적인 당내 출세코스로 꼽힌다. 그러나 대변인 활동의 주무대가 여의도이다 보니 유권자들과의 스킨십을 위한 지역구 활동은 상대적으로 줄어들 수밖에 없는 단점도 있다.
20대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배지를 달았던 민주당의 이재정 대변인과 정춘숙 원내대변인은 각각 5선의 자유한국당 심재철 의원(안양 동안을)과 4선의 한선교 의원(용인병)에 도전한다. 정치 경력에선 상대후보에 비교가 안 되지만, 승리할 경우 단번에 주목받는 재선 의원으로 급부상할 수 있다. 다만 이 대변인의 경우 출마를 준비중인 추혜선 정의당 의원과 임재훈 바른미래당 의원과의 경쟁에도 신경을 써야 하는 상황이다. 정 대변인도 당내 경선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역시 비례대표 출신인 바른미래당 김수민 원내대변인과 정의당 김종대 수석대변인은 고향인 충북 청주에 각각 출사표를 던졌다. 이 지역엔 4선의 변재일(청주 청원) 민주당 의원과 정우택(청주 상당) 한국당 의원이 각각 버티고 있다.
한국당 원내대변인인 김현아 의원은 아직 출마지역을 결정하지 못했지만, 김현미 국토부 장관의 지역구인 경기 고양정(일산 서구)에서 김 장관과 맞붙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일산 집값 하락 논란이 커지면서 부동산 전문가인 김 의원이 김 장관의 대항마로 부상한 탓이다. 지난 10월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김 장관이 “김 의원도 (일산에) 자주 다니시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언급하면서, 당 밖에선 김 의원이 한국당 후보로 급부상하는 분위기다.
민경욱 한국당 대변인의 지역구인 인천 연수을도 주목 받는 곳으로 떠올랐다. 정의당 대표를 지낸 비례대표 출신의 이정미 의원이 일찌감치 지역에 공을 들여왔고, 최근엔 민주당 지역위원장으로 선출된 정일영 전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까지 가세해 예측불허의 접전이 예상된다. 민 대변인은 이정미 의원과 민주당 후보가 막판에 단일화만 하지 않는다면 재선이 가능하다는 분석이지만, 민주당과 정의당은 3자 대결이 이뤄진다고 해도 각자 이길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변인이 20대 총선에서 간신히 승리한 인천 연수갑은 아직까진 마땅한 경쟁자가 드러나지 않았지만, 보수성향 유권자가 많은 지역 특성상 한국당 후보의 거센 도전이 예상된다.
당내 경선부터 만만치 않은 승부가 예고된 경우도 있다. 3선 강동구청장 출신의 이해식 민주당 대변인은 3선의 심재권 의원 지역구인 서울 강동을 출마를 준비 중이다. 두 사람 모두 지역에서 인지도가 높아 본선을 능가하는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강철원 기자 strong@hankookilbo.com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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