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 차량 통제용 정지 팻말이 21일 세워져 있다. 뉴시스

정부가 제출한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이 국회에서 제대로 논의되지 못하자 국민들이 나섰다. 추경안 중 시급한 항목은 국민들이 펀드를 구성해 집행하고 국회에서 통과된 후 국민들이 낸 돈을 되돌려 주자는 내용이다. 현실화 가능성을 떠나, 국민들이 국회를 얼마나 믿지 못하면 자발적으로 돈을 대겠다고 나서겠느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20일 청와대 국민소통광장 토론방에는 ‘추경 관련 국민펀드를 제안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올해 6월 (임시)국회에서 법안을 다루는 것은 물론, 추경안에 대해 제대로 논의하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 금리를 인하할 정도로 경제 사정이 좋지 않고, 일본의 경제 보복이 겹치며 더 힘든 상황이다. 정부의 추경안이 더욱 간절하다”고 제안 이유를 밝혔다.

이 글은 올라온 지 하루 만인 21일 오후 5시 기준 1만2,450명의 동의를 얻었다. 토론방에 올라온 글은 동의인 수가 100명이 넘어야 국민청원 게시판에 등록되는데, 이 기준을 훌쩍 뛰어넘은 것이다.

청와대 국민소통광장 토론방 캡처

작성자는 “국회에서 추경안을 통과시키는 것보다 차라리 국민펀드를 모금하는 게 더 빠를 것”이라며 “정부의 추경안을 세분화해 선거펀드처럼 모금해 집행한 뒤 국민들에게 다시 돌려주자”고 설명했다. 온라인 공론장에서는 실제 이러한 방식의 국민펀드 운용이 가능한지를 떠나 국회를 향한 답답함을 호소하며 동참하겠다는 의견이 잇따르는 상황이다.

글을 쓴 이는 특히 ‘국민의 힘’을 강조했다. 그는 “독립운동에는 독립자금이 필요하듯 일본의 경제 보복에 맞서기 위해서는 국민의 힘이 필요하다”면서 “국가경제 위기와 경제 보복을 극복하기 위해 국민들이 힘을 합칠 때”라고 주장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4월 24일 국무회의에서 6조7,000억원 규모의 ‘미세먼지ㆍ민생 추경안’을 확정해 국회에 제출했다. 그러나 추경안은 정경두 국방부 장관 해임건의안 표결 등과 맞물린 여야의 극한 대치로 국회에서 논의되지 못했다. 여야는 6월 임시국회 마지막 날인 지난 19일까지도 국회 본회의 일정조차 잡지 못한 채 ‘빈손 국회’가 된 탓을 서로에게 돌리기 바빴다. 추경안 처리는 7월 임시국회로 넘어가게 됐지만, 구체적인 소집 일정부터 협의에 난항을 겪고 있다.

이정은 기자 4tmr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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