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순방 중 기자간담회 “순방 기간 매일 직접 통화하는 일본 측 인사 있다”
아시아·중동 4개국을 순방한 이낙연 국무총리가 20일(현지시간) 저녁 마지막 방문 국가인 카타르 도하에서 수행기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맨 왼쪽은 이태호 외교부 2차관. 연합뉴스

이낙연 국무총리가 21일 참의원 선거를 실시한 일본을 향해 “선거가 끝나가니 일본 측도 평상심으로 외교적 협의에 임하기 쉬워졌을 것이고 그렇게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정부 내 대표적인 지일파 인사인 이 총리는 그간 대일 비난보다는 한일 소통 필요성을 강조해 왔지만, 대(對) 한국 공세를 멈추지 않는 일본에 “양국이 수십년간 유지해 온 가치를 흔들거나 손상시켜선 안 되는데, 그 점에서 일본이 현명하지 못했다”는 쓴소리도 했다.

아시아ㆍ중동 4개국을 순방한 이 총리는 이날 저녁(현지시간) 마지막 방문국인 카타르 도하에서 기자들에게 “일본의 한국 수출규제 강화가 참의원 선거 때문인지 여부와는 별도로, 선거가 외교적 협의의 제약요인 중 하나였던 것은 틀림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선거일이 가까워지면 (정치인들이) 예민해지기 때문에 서로 말을 거칠게 하거나 전문가의 눈에는 신중치 못해도 유권자로부터 환영 받을 수 있는 말을 할 수 있다”며 “선거기간이 끝나가고 있으니 평상심으로 협의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재차 강조했다. 앞서 19일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이 남관표 주일 한국대사를 초치해 한국의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에 따른 중재위원회 거부에 항의하며 “(한국이) 극히 무례하다”고 한데 대해 양국이 감정적 대응보다 합리적 대화로 풀어가야 한다는 점을 주장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총리는 청와대가 일본의 추가 경제보복 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파기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 미국 중재를 이끌어내려는 카드가 아니냐는 질문에 “카드로 그랬다고 보진 않는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일본과 한국이 (동북아안보협력 등) 함께 해온 일, 함께 해야 하는 일이 분명 있는데 이를 상처 주는 일이 있었던 것은 대단히 아쉽다”고 했다. 한국과의 신뢰관계를 깨뜨린 데 대한 일본의 책임을 묻고 방향 전환을 촉구한 셈이다. 다만 여권 일각에서 반일 감정을 내세우고 있는 것과 달리 이 총리는 일본을 자극하는 발언을 삼가고 신중한 자세를 견지하는 모습이다.

이 총리는 지난 16일 “(일본과) 모종의 흐름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힌 것과 관련, 순방 기간을 포함해 본인이 하루도 빠지지 않고 직접 통화하는 일본 측 인사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인사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최측근은 아니나 “(일본 정부 내) 상황을 볼 줄 아는 분”이라고 이 총리는 전했다.

‘7월말 8월초’로 점쳐지는 개각 문제도 거론됐다. 이 총리는 개각을 위한 검증작업이 진행 중임을 확인하면서도 “일주일 이상 (한국을) 비워 그것(검증 진척 상황)을 점검하진 않았다”고 덧붙였다. 강경화 외교장관, 정경두 국방장관 등 외교안보 라인의 교체에 대해선 “제가 아는 한 그쪽은 주된 검토 대상이 아니었다”고 답했다. 검증 대상에 포함돼 있지 않았다는 취지다.

총선 출마 등 본인의 거취에 대해선 여전히 함구하고 있다. 이 총리는 “제 머리 속에는 총선 출마 계획이 없다”며 “정부여당의 구성원인 것은 틀림없으니 아무것도 안 하겠다는 것은 아니지만, 무엇을 하겠다는 계획을 제가 세워놓고 있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 총리는 카타르에서 320억 달러 규모의 세일즈외교를 벌이기도 했다. 이 총리는 압둘라 빈 하마드 알 싸니 부국왕 등 카타르 고위 관계자를 만나 LNG 운반선(60척) 수주, 북부 가스전 확장, 하마드 국제공항 확장 등 320억 달러 규모의 사업에 한국기업의 참여를 지원해달라고 요청했고, 카타르 정부로부터 ‘한국기업의 사업참여를 기대, 환영한다’는 긍정적 답변을 얻어냈다. 양측은 오는 10월 카타르 고위급 전략회의와 비즈니스포럼에서 구체적 결과를 내기로 했다. 이 총리는 이날 8박 10일 간의 순방을 끝내고 귀국길에 올랐다.

도하(카타르)=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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