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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톺아보기] 뷁

입력
2019.07.22 04:40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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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누리꾼들 사이에서 유행했던 말 중에 ‘뷁’이라는 말이 있다. 현재도 ‘뷁’은 개방형 국어사전에 ‘기분이 나쁘거나 언짢을 때 내는 소리’라는 뜻의 감탄사로 등재되어 있는데, 모 연예인이 영어 ‘break’를 ‘부렉’ 혹은 ‘부엙’으로 발음하는 것을 듣고 누리꾼들이 이를 한 글자로 줄여 ‘뷁’으로 표기한 것이 유래가 되었다고 전해진다.

우리말에는 표준어 중에도 ‘뷁’과 같이 글자의 형태가 특이한 단어들이 있는데, ‘붴’, ‘백줴’, ‘안쥔’, ‘엽쇼’, ‘겔리’, ‘욜로’, ‘헗다’ 등이 그것이다. 이 단어들은 모두 준말들이어서 본말인 ‘부엌’, ‘백주에’, ‘안주인’, ‘여보시오’, ‘게을리’, ‘요리로’, ‘헐하다’에서 줄어든 말들이다.

‘붴’, ‘백줴’, ‘안쥔’은 ‘ㅜ’ 모음이 ‘ㅓ, ㅔ, ㅣ’ 모음과 결합해 ‘ㅝ, ㅞ, ㅟ’ 등의 이중 모음으로 바뀐 말들이고, ‘겔리’, ‘욜로’, ‘헗다’는 ‘ㅡ, ㅣ, ㅏ’ 등의 모음이 축약되어 음절 수가 줄어든 말들이다.

우리말 중에 단모음들이 결합해 이중 모음으로 바뀌어 음절 수가 줄어든 말들에는 ‘뉘동생(누이동생)’, ‘둼(두엄)’, ‘얘기(이야기)’, ‘띄다(뜨이다)’ 등이 있고, 모음이 축약되어 음절 수가 줄어든 말들에는 ‘갈(가을)’, ‘결(겨울)’, ‘담(다음)’, ‘쌈(싸움)’ 등이 있다.

이외에도 우리말의 준말에는 ‘-든(-든지)’, ‘떼먹다(떼어먹다)’, ‘메다(메우다)’, ‘복(복어)’처럼 한 음절이 통째로 축약된 말들이 있다. 또한 어간과 어미가 결합할 때에도 ‘생각하건대’가 ‘생각건대’로 줄어드는 것처럼 한 음절이 통째로 축약되기도 하고, ‘추진하도록’이 ‘추진토록’으로 줄어드는 것처럼 음절의 모음만 축약되기도 한다.

유지철 KBS 아나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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