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이란에 억류된 영국 유조선 ‘스테나 임페로’호. 로이터 연합뉴스

이란이 영국 유조선 ‘스테나 임페로’호를 억류한 것에 대한 대응조치로 영국이 경제제재 부과를 고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의 일방적인 이란 핵합의(JCPOAㆍ포괄적 공동행동계획) 탈퇴로 형성된 갈등 전선이 유럽 국가들로 확대되는 모양새다.

20일(현지시간) 영국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제러미 헌트 영국 외무장관이 21일 발표할 대(對)이란 대응 방안에는 자산동결 등 경제제재 조치가 포함될 예정이다. 영국 정부는 또 2016년 JCPOA 체결에 따라 해제됐던 경제제재를 이란에 다시 부과하도록 유럽연합(EU)과 유엔에 촉구할 것으로 전해졌다.

제재조치 발표를 앞두고 양국은 거센 ‘말싸움’을 이어갔다. 헌트 장관은 이날 트위터에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과 전화통화를 했다며 "일주일 전 통화할 때 이란이 긴장 완화를 원한다고 해놓고 정반대로 행동한 것에 대해 극히 실망했다고 말했다"고 적었다. 그는 통화에 앞서서도 이란이 “위험한 길로 가고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이와 별도로 영국 외무부는 런던에 주재하는 이란의 최고위급 외교관인 대리대사를 초치하기도 했다.

반면 자리프 장관은 이날 트위터에서 영국이 먼저 자국 유조선을 억류한 것이 “해적 행위”라며 노골적인 비난을 퍼부었다. 또 이란 반관영 파르스통신에 따르면 압바스 알리 카드코다이에 이란 헌법수호위원회 대변인은 이란이 영국 유조선을 나포한 데 대해 "합법적인 대응 조치"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AP통신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라 하메네이의 견해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앞서 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지난 19일 호르무즈 해협에서 “국제 해양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영국 유조선 스테나 임페로호를 나포했다. 영국령 지브롤터 자치정부가 지난 4일 영국 해병대의 도움을 받아 이란의 ‘그레이스 1호’를 억류한 데 따른 보복조치다. 하지만 영국 측은 스테나 임페로호가 혁명수비대에 나포될 당시 이란 영해가 아닌 오만 해역에 있었다며 "지브롤터에서의 합법적인 (이란 유조선) 억류에 대한 이란의 불법적 대응"이라는 입장이다.

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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