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혁명수비대에 억류된 영국 국적 유조선 스테나임페로 호.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호르무즈해협의 긴장감이 한층 더 고조되고 있다. 이란이 걸프해역 입구 호르무즈해협에서 영국 유조선 2척을 억류했다가 1척만 석방했다고 로이터통신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제러미 헌트 영국 외무장관도 이란 당국이 호르무즈해협에서 두 척의 선박을 나포했다고 확인했다.

헌트 장관은 정부 긴급회의를 앞두고 “이번 억류는 용납할 수 없다”며 “항행의 자유는 지켜져야만 하고 모든 선박은 안전하고 자유롭게 그 지역을 항해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 필수적이다”며 이란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신중하지만 강경한 방식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주장했디만 “군사적 옵션은 고려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나포됐던 두 선박은 영국 국적의 스테나임페로 호와 라이베리아 국적 영국 해운사 노벌크 소속 메스다르 호다. 메스다르 호는 풀려났지만 스테나임페로 호는 아직 억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란 혁명수비대도 같은날 오후 7시30분쯤 걸프해역 입구 호르무즈해협에서 영국 유조선 스테나임페로호를 억류했다고 발표했다. 혁명수비대 측은 “영국 유조선이 국제 해양법을 위반했다고 호르모즈간주가 혁명수비대 해군 쪽에 통보함에 따라 이란 해안으로 배를 유도해 정박시켰다”고 주장했다. 이어 법적 절차를 밟기 위해 이 유조선을 해사 당국으로 인계했다고 덧붙였다.

피랍 선박의 선주인 스테나벌크도 “이날 호르무즈 해협공해를 항해 중인 스테나임페로호에 미확인 소형 쾌속정들과 헬리콥터 1대가 접근했다”며 “이 배에는 선원 23명이 탑승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스테나벌크 측은 "이란을 향해 가는 스테나 임페로호와 현재 교신할 수 없다. 영국 정부와 긴밀히 연락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유조선 억류는 지난 4일 영국령 지브롤터에서 이란 유조선이 억류된 것에 대한 보복으로 풀이된다. 유럽연합(EU)의 대시리아 제재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억류된 이란 유조선 그레이스1호에 대해 지브롤터 법원은 19일 이 배의 억류 기간을 앞으로 30일 더 연장했다. 이에 이란군은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영국 상선을 ‘보복성 억류’하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영국은 이에 자국 상선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구축함 3척을 걸프 해역에 급파하기로 했다.

게다가 이란의 영국 유조선 억류는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의 무인정찰기를 파괴한 지 하루 만에 이뤄진 것이어서 중동 정세를 둘러싼 긴장감을 더욱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공감은 비로그인 상태에서도 가능합니다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