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에 접근하고 있는 제5호 태풍 ‘다나스’가 급격히 약해져 남부 지방에 상륙할 무렵에는 소멸할 것으로 예보됐다. 그러나 태풍에 동반돼 있던 수증기 유입으로 제주도와 남부 지방 곳곳에 많은 비와 강한 바람이 예상된다.
20일 기상청에 따르면 다나스는 이날 오전 6시 현재 전남 목포 남남서쪽 약 140㎞ 해상에서 시속 22㎞로 북동쪽 방향으로 이동 중이다. 크기는 ‘소형’을 유지하고 있으며 최대 풍속은 초속 19m로 다소 약해졌다.
다나스는 오전 11시 전후로 전남 진도 부근 해안으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다나스는 남부 지방을 관통해 이날 밤 동해로 빠져나갈 것으로 예보됐지만, 남부 지방에 상륙하면서 급격히 약해져 내륙에서 소멸할 것으로 예상된다. 윤기한 기상청 통보관은 “다나스가 밤사이 제주 남쪽 25도 이하의 저수온 해역을 통과하면서 열적 에너지가 감소했고, 제주도와 한반도에 접근하면서 지면과 마찰해 강도가 급격히 약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나스가 급격히 약화함에 따라 전남 내륙으로 상륙한 뒤에는 열대저압부나 저기압으로 약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태풍이 열대저압부로 약화한다는 것은 태풍이 소멸하는 것을 뜻한다.
다나스가 소멸한다고 해도 폭우나 강풍이 나타날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다. 윤기한 통보관은 “다나스가 중심 부근 바람이 초속 17ｍ 이하로 약해지지만 태풍에 동반됐던 다량의 수증기 유입으로 제주도와 남부 곳곳에서 낮까지 강한 비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전 9시 현재 전남, 제주도, 광주 등에는 태풍경보가 발효돼 있다. 경남, 경북 일부 지역과 부산, 울산 등에는 호우특보가 내려져 있다. 부산, 울산 경상도, 전북 일부 지역에는 강풍특보가 발효 중이다.
19일 0시부터 이날 오전 7시까지 남부 지방의 누적 강수량은 삼각봉(제주) 902.5㎜, 거문도(여수) 323.5㎜, 지리산(산청) 267.5㎜ 등이다.
한편 서울, 경기와 일부 중부 지방에는 다나스가 북상하면서 고온다습한 공기가 유입됨에 따라 지난밤 열대야가 나타나기도 했다. 지난해 서울의 첫 열대야는 7월 11일이었다. 일요일인 21일과 월요일인 22일은 내륙을 중심으로 낮 기온이 30도 이상 오르는 곳이 있어 덥겠고 태풍에 의한 고온다습한 공기가 계속 머물면서 일부 내륙에는 열대야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겠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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