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울에서, 군산에서 연이어 드러난 '고양이 학대'

최근 잔혹한 '고양이 학대’ 사건이 언론을 통해 연이어 전해지면서 고양이를 사랑하는 이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13일 새벽 6시경, 서울 마포구 경의선 숲길에서 한 남성이 고양이 뒷다리를 잡은 뒤 여러 차례 패대기치고 짓밟아 살해하는 모습이 CCTV에 잡혔습니다.

이 남성은 고양이를 살해한 뒤 사체를 사람들의 눈에 드러나지 않도록 수풀 뒤에 버렸습니다. 범행 현장에는 세제로 추정되는 물질이 묻어 있는 사료도 발견돼, 고양이를 죽이기 위한 계획범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갑작스러운 피해로 세상을 떠난 고양이 ‘자두’는 범행 현장 바로 옆 가게에서 키우는 고양이 7마리 중 한 마리였습니다. 고양이들은 가게 안팎을 자유롭게 오가며 지내고 있었습니다. 익명을 요청한 가게 주인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차라리 길고양이라면 무서워서 도망이라도 갔겠지만, 자두는 사람 손길을 타던 고양이라 가만히 있다가 봉변을 당했다”고 말했습니다. 가게 주인은 이어서 “범행 장면이 담긴 CCTV도 보지 못했다”면서 아직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듯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자두가 주변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거나 원한 살 일을 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을 건네자 가게 주인은 “전혀 그런 적 없다”며 “자두와 고양이들은 가게 주변을 벗어나지도 않고, 다른 길고양이들이 오면 가게 안으로 도망칠 정도로 싸움을 할 줄 모른다"라고 답하기도 했습니다. 가게 주인은 인터뷰를 마치면서 “(학대에 대한) 처벌이 너무 약하다”면서 “동물보호법을 강하게 적용해서 억울하고 아프게 떠난 자두의 한을 풀어줘야 할 것 같다"라며 강한 처벌을 주문했습니다.

실제로 가게 주인의 말처럼 동물 학대에 대한 처벌은 아직 경미한 수준입니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 동물 학대 사건 575건 중 징역형은 단 2건에 그쳤죠. 현재 동물 학대로 받는 처벌은 2년 이하, 2,000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현행법상 처벌이 지나치게 경미하다는데 공감한 한 시민은 16일 자두를 죽인 범인을 강력하게 처벌해달라는 내용의 글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렸습니다. 19일 오전까지 2만 8,000여 명의 시민들이 청원에 동참했습니다.

16일 고양이 자두를 잔혹하게 살해한 범인을 잡아 강력하게 처벌해달라는 청원이 올라와 19일 오전까지 2만8,000여명이 동참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페이지 캡처

한편, 사건을 수사하는 서울 마포경찰서는 사건 발생 5일만인 18일 오후, 범인을 체포했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은 CCTV 분석으로 범인의 주거지를 파악해 마포구 서교동에 있는 범인의 자택에서 범인을 검거했다고 합니다. 경찰은 조사 후 구속영장 신청도 검토 중이라고 향후 계획을 밝혔습니다.

‘경의선 숲길 고양이 살해사건’이 벌어진 지 3일 뒤인 16일에도 한 길고양이의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졌습니다. 전북 군산의 동물보호단체 ‘길고양이 돌보미 캣맘’(이하 캣맘)이 지난달 25일부터 군산시 신풍동에서 머리에 못이 박힌 길고양이 한 마리가 발견됐다고 전한 것입니다.

'캣맘' 측은 누군가 고양이에게 태커(tacker, 못을 박는 기계)를 이용해 못을 박은 것 같다며 학대 의혹도 제기했습니다. 캣맘 측은 인근에 포획용 틀을 설치하고 고양이 구조에 총력을 동원하고 있지만, 고양이의 경계가 심해 구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캣맘 차은영 대표는 “그대로 두면 고양이의 건강 상태가 점점 나빠질 것”이라며 “전문가의 손길이 절실하다"라고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동물권 연구단체 PNR의 김슬기 변호사는 "2018년 동물보호법 개정으로 동물 학대에 대한 법정형이 강화되었다고는 하지만, 동물 학대 범죄에 정해진 법정형은 다른 사람의 물건을 망가뜨렸을 때보다도 낮다"며 "타인의 물건을 망가뜨리는 경우 최대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지만, 동물 학대 행위로는 동물을 죽음에 이르게 하더라도 최대 2년 이하의 징역이 처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아울러 "동물 학대에 대한 법정형이 더욱 강화되고, 실제 법원의 선고형도 더욱더 강화되어야 우리 사회의 동물 학대 범죄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무분별한 학대 행위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도 내다봤습니다.

​2. ‘횡령’과 ‘사기’로 번지는 케어 사태

비글구조네트워크 유영재 대표가 16일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박소연 대표의 업무상 횡령 혐의를 수사해달라는 내용의 고발장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구조한 동물들을 안락사한 것이 드러나 파문이 일었던 동물권단체 ‘케어’가 이제 ‘횡령’과 ‘사기’ 의혹까지 받고 있습니다.

케어의 ‘안락사 의혹’을 제기했던 동물보호단체 ‘비글구조네트워크’는 16일 케어 박소연 대표의 업무상 횡령 혐의를 수사해달라는 고발장을 서울중앙지검에 제출했습니다. 비글구조네트워크는 박 대표가 2008년부터 2012년까지 동물사랑실천협회(현 케어)를 운영하면서 보호소 이전을 위해 ‘땅 한 평 사기 모금 운동’을 전개하며 모금액을 전용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박 대표가 회원 519명으로부터 받은 약 1억 4,390만원을 포함한 총 모금액 2억 112만원을 모금 목적과 무관한 도심 내 입양센터 등을 설립하는 데 사용했다는 주장입니다. 이와 함께 비글구조네트워크 측은 “박 대표가 모금액을 개인 명의 계좌로 이체한 뒤 그중 1억여 원이 예치된 통장을 담보로 마이너스 통장을 개설해 사용했다"라는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박 대표는 이 주장에 대해 “당시 모금액은 5,000만원 정도로 땅을 살 금액이 되지 않아 일단 입양센터를 설립하고 보증금으로 사용했다”고 반박했습니다. 박 대표는 “모금액이 2억원이 넘는다고 주장했지만, 그중 1억 5,000만원은 운영자금을 끌어모은 것”이라며 “개인 목적으로 운용한 적은 단 한 차례도 없다"라고 밝혔습니다.

여기에 더해 박 대표는 비글구조네트워크 유영재 대표를 향해 맞고발을 예고했습니다. 케어 측은 “유영재 대표에 대한 기부금모집법 위반 및 사기 혐의 등에 대한 명백한 제보가 들어왔다"라며 이를 고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유영재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허위사실 유포’라며 반박하며 비글구조네트워크는 기획재정부에 지정기부금 단체로 등록돼있으며, 적법한 절차로 기부금을 모금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3. 포항서 멸종 위기 야생동물 ‘삵’ 포획돼

경북 포항시에서 멸종 위기 야생동물 삵이 발견됐습니다.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정성태(66) 씨는 18일 오전 식당 근처에 설치한 포획용 틀에서 삵을 발견해 시에 신고했습니다. 정씨가 식당 근처에 포획용 틀을 설치한 이유는 식당에서 키우고 있던 닭과 오리 때문이었습니다. 닭과 오리 100여 마리가 2년 사이 죽거나 사라지는 피해를 봤기 때문이죠. 올해도 6~7월 사이 피해가 반복되자 정씨는 포획용 틀을 설치하게 됐습니다.

포획용 틀을 설치한 초기에는 고양이 여러 마리가 잡혀서 풀어줬다고 합니다. 그러던 18일, 정씨는 평소처럼 고양이와 비슷한 동물을 발견했습니다. 하지만 가까이 가서 살펴보니 몸집이 고양이보다 크고 울음소리가 달라 삵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삵은 현재 정부에서 지정한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에 해당하며 국제자연보전연맹도 적색목록 관심대상종으로 분류하고 있다. 위키미디어 코먼스

삵은 현재 개체 수가 줄어들고 있어 정부에서 지정한 멸종 위기 야생생물 2급에 해당하는 동물입니다.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에서 멸종위기종을 기록한 ‘적색목록’(Red List)에서도 ‘관심대상종’(LC)로 분류된 상태죠. 따라서 불법 포획은 금지된 상태입니다. 정씨 또한 이를 잘 알고 있어 “삵이 한 짓은 나쁘지만, 멸종 위기 동물인 만큼 가게와 멀리 떨어진 곳에 풀어줄 예정”이라는 뜻을 밝혔습니다.

※지난 이슈 업데이트
정상 방송 강행한 ‘정글의 법칙’, 인사위원회 징계조치
6월 29일 SBS 예능프로그램 '정글의 법칙'에서는 배우 이열음이 멸종 위기종 대왕조개 3마리를 잡는 장면이 방송됐다. '정글의 법칙' 방송 화면 캡처

지난주를 뜨겁게 달군 SBS 예능프로그램 ‘정글의 법칙’이 결국 지난 13일 정상 방송을 강행했습니다.

지난달 29일, 태국에서 멸종 위기 야생동물 ‘대왕조개’를 채취하고 직접 먹는 장면을 내보내 논란이 된 ‘정글의 법칙’은 프로그램 폐지가 거론될 정도로 반발을 불렀습니다. 태국 국립공원 측이 경찰 조사를 요청하는 등 국제 문제로도 비화할 조짐이 보였기 때문에 비판 여론은 더욱더 높았습니다. SBS는 이러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13일 방송을 강행한 것입니다. 해당 논란에 대한 방송 안에서 사과하지도 않았고, 어떤 언급도 없었기 때문에 시청자들 사이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았습니다.

그 때문일까요? ‘정글의 법칙’ 시청률(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은 29일 10.1%이던 것이 6일에는 8.9%로 내려갔고, 강행된 13일에는 5.3%로 내려앉았습니다. SBS는 3일에는 ‘가이드라인을 준수해 촬영했다’고 입장을 밝혔지만, 논란이 커지자 5일 ‘현지 규정을 사전에 충분히 숙지하지 못하고 촬영한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면서 입장을 바꿨고, 8일에는 ‘철저한 내부 조사를 한 뒤 결과에 따라 강력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재차 사과했습니다.

내부 조사를 하겠다는 입장을 내보인 지 열흘 만인 지난 18일, SBS는 ‘정글의 법칙’ 제작진을 대상으로 한 인사위원회를 열었습니다. 이날 인사위원회에서는 예능본부장과 총괄프로듀서(CP)와 PD 등 제작진에 대한 징계를 논의했습니다. 그 결과 예능본부장에게는 경고, CP는 근신, PD에게는 감봉 조치가 내려졌습니다. SBS 측은 태국 편을 담당한 PD는 향후 연출에서 배제된다고 밝혔습니다. ‘정글의 법칙’ 해당 방영분의 'VOD 다시보기'가 중단되고 오는 20일에는 방송을 통해 시청자 사과문도 내보낼 예정이라고 합니다. 과연 멸종 위기종을 함부로 사냥한 문제가 여기에서 마무리될지는 시청자들의 반응을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동그람이 정진욱 8leonardo8@naver.com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라이프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