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갈등을 풀 해법으로 ‘문재인 대통령 탄핵’을 주장한 일본 극우성향 후지TV의 히라이 후미오 논설위원의 글이 삽화와 함께 게재돼 있는 후지뉴스네트워크(FNN) 홈페이지 화면. 하단에 있는 일본어 문구는 “문재인의 목을 치는 수밖에 없다. 일본은 착한 아이 노릇을 그만둔 것이다”라는 뜻이다. FNN 캡처

일본 우익 언론의 ‘한국 때리기’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 일본 정부의 경제 보복 조치 배경에 대한 왜곡 보도, 한국 정부의 대응에 대한 조롱성 논평에 이어, 급기야 한 우파 언론인이 ‘문재인 대통령 탄핵’을 해법으로 거론하며 “문재인의 목을 치는 수밖에 없다”는 막말까지 퍼부었다.

극우 매체로 분류되는 산케이(産經)신문 계열 후지TV의 히라이 후미오(平井文夫) 논설위원은 지난 17일 후지뉴스네트워크(FNN) 홈페이지 및 유튜브 채널을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1982년 후지TV에 입사한 그는 워싱턴특파원과 정치부장 등을 지낸 것으로 전해졌다.

히라이 논설위원은 먼저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가 한국 경제에 강진을 일으켰다며 “한국 재계 인사로부터 ‘이제 문재인은 (대통령직을) 그만할 수밖에 없다’는 말을 들었다”고 운을 뗐다. 그리고는 “한국은 이제 와서 강제징용 판결을 번복할 수도, 레이더 조사 문제를 인정할 수도 없다. 위안부 재단은 해산했다. 일본에 내놓을 게 아무 것도 없다. 있다면 문재인의 목을 자르는 것 정도”라고 말했다. 여기서 쓰인 ‘목을 자르다’라는 일본어 문구는 현지에선 해고나 파면을 뜻하는 관용구지만, 타국 정상한테 사용하기엔 부적절한 표현임을 그가 몰랐을 리는 없어 보인다.

일본 극우 매체인 후지TV의 히라이 후미오 논설위원이 17일 후지뉴스네트워크(FNN) 유튜브 채널 방송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 탄핵’만이 한일 갈등을 풀 해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 영상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 연합뉴스

이어 한국의 대통령 탄핵 조건을 소개한 히라이 논설위원은 “장애물은 높지만 한국이니까 못할 것도 없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실제로 탄핵됐다”면서 “경제 파탄 위험을 들이대며 한국 여당 의원들이 문재인을 자르는 것, 한일 관계를 구할 길은 그것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노무현은 탄핵 도중 목숨을 끊었다”는 사실관계가 틀린 설명을 하기도 했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은 18일 페이스북을 통해 “선을 넘었다”고 짧게 비판했다. 후지TV는 논란이 일자 유튜브 영상을 삭제했지만, FNN 홈페이지의 글과 삽화는 그대로 남겨두고 있다.

산케이신문도 19일 자사 칼럼을 통해 강제징용 배상 문제와 관련, “해결된 문제를 다시 일으켜 세워 사태를 악화시키는 건 한국 측”이라며 “반일 여론에 자승자박이 돼 대응 능력의 부족함을 드러낼 뿐”이라고 비난했다. 앞서 이 신문은 15일에도 사설에서 “한국이 미국에 울며 중재해 달라고 매달린다”고 조롱했다. 또, 지난 10, 11일에도 한국 산업통상자원부의 전략물자수출 규정 위반 단속 실적 자료를 멋대로 해석, “한국의 전략물자 밀수출 사례”라고 왜곡 보도한 바 있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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