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장맛비가 제주도와 남부 지방을 적신 데 이어 제5호 태풍 ‘다나스’가 20일 이 지역에 집중 호우를 뿌릴 전망이다. 특히 제주 산지는 지형적인 영향까지 겹쳐 700㎜ 이상의 큰 비가 예상되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19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기준 다나스는 중국 상하이(上海) 동남동쪽 약 296㎞ 부근 해상에서 시속 22㎞로 북진 중이다. 20일 오전 전남 해안에 상륙해 남부 내륙을 관통한 뒤 이날 밤 늦게 동해상에서 열대저압부로 약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전남과 경남, 제주도 일부 지역에는 호우특보가 발효됐다.
19일부터 20일까지 예상 강수량은 남해안, 지리산 부근, 제주도가 150~300㎜인데 많은 곳은 500㎜가 넘겠고 특히 제주도 산지는 700㎜가 넘는 큰 비가 예상된다. 남해안ㆍ지리산을 제외한 전라도ㆍ경상도와 강원 영동에는 50~150㎜, 서울, 경기, 강원 영서, 충청, 서해5도, 울릉도, 독도에는 10~70㎜가 내릴 전망이다.
다나스는 19일 기준 중심기압 990hPa, 최대풍속 초속 24m의 소형 태풍이다. 강도가 약한 데다 크기도 소형인 다나스가 이처럼 큰 비를 뿌릴 것으로 예상되는 건 태풍이 우리나라 해안과 내륙을 관통하며 지나가기 때문이다. 윤기한 기상청 통보관은 “태풍이 소형이라는 건 영향을 미치는 범위가 좁다는 뜻이기 때문에 크기가 작더라도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지역에는 큰 비를 뿌리게 된다”며 “온도가 높은 바다 위를 지나며 많은 양의 수증기를 머금은 상태인 다나스의 이동 속도가 느려지면 강수 지속시간이 길어져 강수량이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산간 지역은 지형적 영향으로 폭우가 쏟아질 가능성이 있다. 윤기한 통보관은 “비구름이 산을 타고 올라가다 응결되면서 더욱 많은 비가 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19일 남부 지방과 제주도에 영향을 주고 있는 비구름대는 다나스의 영향으로 오후부터 더욱 강하게 발달하겠다. 이날 오전부터 제주도 전역과 부산, 경남ㆍ전남 해안 지역에는 호우특보가 내려졌다. 제주도 먼바다에는 태풍경보도 발효됐다.
이번 비는 20일 오전 전국으로 확대된 뒤 21일 오전 중 대부분 그치겠다. 기상청은 “남부 지방과 제주도를 중심으로 강하고 많은 비와 강한 바람이 예상된다”며 “심한 피해가 우려되니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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