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9년 7월 20일, 닐 암스트롱이 인류 최초로 달에 발을 디뎠다. 미국 워싱턴DC 스미소니언 국립항공우주박물관에 닐 암스트롱이 착용했던 우주복 A7-L이 복원되어 전시되어 있다. AP 연합뉴스

세계적인 SF 작가였던 로버트 하인라인은 1950년에 ‘달을 판 사나이’라는 소설을 발표했다. 주인공은 달에 가는 것을 평생의 목표로 삼은 기업가로서,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을 긁어모아 마침내 로켓을 쏘아 올린다. 이 작품에서 최초의 달 착륙은 1978년에 이루어지지만 현실은 이보다 빠른 1969년이었다. 바로 오늘은 인류가 최초로 달에 발자국을 남긴 지 정확히 50주년이 되는 날이다.

그런데 이 소설의 주인공이 보여주는 모습만큼은 지금 현재의 우주 개발 상황, 즉 ‘뉴스페이스’ 시대를 잘 묘사하고 있다. ‘스페이스X’의 일론 머스크나 ‘블루오리진’의 제프 베이조스처럼 국가가 아닌 민간이 우주 개발에 나서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미국이나 중국 정부에서도 의욕적으로 우주개발 계획을 추진하고 있어서, 금세기 안에 인류는 다시금 우주로 진출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냉정하게 따져보면 여전히 우주 개발은 리스크가 큰 비즈니스다. 안정적인 수익 모델을 세우기 위해 얼마나 많은 투자를 해야 할지 타당성 조사를 해본다면 밝은 전망이 우세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우주 광물의 채굴이나 우주 식민지의 건설 등이 자원 확보 및 관광레저와 의료복지산업에서 충분히 비교우위를 얻을 수 있을지 지금은 불확실하다. 오히려 그러한 수요들에 더해서 추가적인 산업의 가능성까지 풍부하게 품고 있는 또 하나의 우주가 있으니, 바로 지구 표면의 70%를 덮고 있는 바다이다.

이제까지 달에 갔다 온 사람은 모두 12명. 반면 세계에서 가장 깊은 바닷속까지 내려갔다 온 사람은 단지 3명에 지나지 않는다. 놀라운 것은 그 세 사람 중 한 명이 바로 ‘아바타’, ‘타이타닉’ 등을 연출한 제임스 캐머런 감독이라는 사실이다. 더구나 그는 단독으로 그러한 심해 탐험에 성공했다. 아무튼 바다는 우주에 비하면 대다수 사람들의 시선에서 좀 비껴 있는 셈인데, 경제적 타당성을 따져보면 우주보다 유리한 점들이 꽤 있다.

우선 바다는 이미 검증된 풍부한 광물자원들의 보고이다. 게다가 지구 전체 총생물량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해양생물들, 특히 동식물성 플랑크톤만으로도 인류는 굶어 죽을 걱정은 없다. 또 얕은 바다인 대륙붕은 새로운 휴양 거주 공간으로 개발될 여지도 있다. 적어도 우주 식민지보다는 기술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수월한 선택지이다.

우주가 해양에 비해 유리한 점이라면 지구 중력권에서 벗어날수록 동력 에너지가 적게 든다는 사실이 두드러진다. 우주 공간의 무중력 상태는 물론이고 달이나 화성도 지구보다는 중력이 약하다. 우주 식민지를 건설할 때 실내를 지구와 같은 1기압으로 유지하는 정도가 큰일일 것이다. 반면에 바닷속은 내려가면 내려갈수록 급격히 높아지는 수압이 큰 문제가 된다. 건축 자재들의 구조 강도도 높은 기준이 필요하고 수압을 버틸 기술 개발도 선행되어야 한다. 그래도 풍부한 자원을 고려해보면 우주보다는 바다가 손안의 떡처럼 여겨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류의 눈은 바다보다는 우주를 향해 있는 것 같다. 21세기의 현 시대는 정치인들도, 기업가들도 우주 진출을 말한다. SF 작가나 영화감독 같은 문예창작자들은 말할 것도 없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나는 우리 인류가 아득한 원시시대 때부터 우주를 향한 원초적인 동경을 품어 온 존재라고 믿는다. 위험과 불안을 무릅쓰고, 경제적인 타산도 따지기에 앞서, 그저 드넓은 우주라는 미지의 바깥세계를 바라보며 호기심을 갖고 갈망하다 마침내 도전하는 마음. 사실 이것이야말로 지금의 현대문명을 이룩한 가장 핵심적인 동인이 아닐까. 인류가 금세기에 우주로 진출할지 아니면 바다를 개발할지가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일 수도 있겠지만, 결국 인류의 운명은 우주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박상준 서울SF아카이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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