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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환이 ‘모스 부호 노래’를 만든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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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환이 ‘모스 부호 노래’를 만든 이유

입력
2019.07.2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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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히트곡 ‘슈퍼히어로’에 긴급구조신호 새로 실어... 영화 ‘엑시트’에 삽입 

 영화 제작자인 류승완 감독과 ‘강동모임’ 친분… 곡 사용료도 받지 않아 

가수 이승환(사진 왼쪽)과 영화감독 류승완. 한국일보 자료사진
가수 이승환(사진 왼쪽)과 영화감독 류승완. 한국일보 자료사진

가수 이승환의 ‘슈퍼 히어로’(2007)는 ‘제2의 ‘덩크슛’(1993)’ 같은 노래다. 가사의 메시지가 영락없이 닮았다. ‘보통 사람’이 평소 바라지만 이루지 못한 꿈을 ‘주문’으로 용기를 북돋아 준다는 점이 그렇다. 이승환은 ‘덩크슛’에서 “야발라바히기야”라 주문을 외우며 수많은 농구 꿈나무들의 덩크슛에 대한 갈증을 풀어줬다. 이 곡이 나온 1990년대 초반은 농구 만화 ‘슬램덩크’가 10~20대 사이 선풍적인 인기를 누리며 농구 붐이 한창이었다.

14년이 흘러 이승환은 ‘슈퍼 히어로’를 내놨다. 청년 취업 문제가 사회적 문제로 수면 위로 올라올 때였다. 이승환은 “아임 어 슈퍼히어로”라 노래하며 스스로 최면을 걸어 누군가가 제 인생의 영웅이 되길 바란다. 세상에서 ‘투명인간’ 취급당하는 이들에 ‘너희들은 특별해’라고 다독이는 노래였다.

31일 개봉할 '엑시트'는 재난 탈출 액션 영화다. CJ엔터테인먼트 제공
31일 개봉할 '엑시트'는 재난 탈출 액션 영화다. CJ엔터테인먼트 제공

‘슈퍼 히어로’가 뜻밖의 곳에서 12년 만에 소환됐다. 오는 31일 개봉을 앞둔 영화 ‘엑시트’에 실려서다.

지난 17일 언론시사회에서 처음 공개된 영화에서 ‘슈퍼 히어로’는 영화 마지막에 삽입돼 흥을 돋운다. 천덕꾸러기 취업준비생인 용남(조정석)이 재난을 뚫고 세상에 제 존재감을 알리는 장면 뒤에 나와 영화의 주제를 선명하게 빛낸다.

곡은 어떻게 영화에 실렸을까. 영화제작사와 이승환 측에 따르면 영화를 제작한 류승완 감독이 이승환에게 곡 사용을 요청했고, 이승환이 흔쾌히 수락하며 이뤄졌다. 두 사람은 만화가 강풀 등과 ‘강동모임’ 멤버로 친분이 두텁다. 이승환의 기획사인 드림팩토리는 서울 강동구에 있다. 강동모임 멤버들은 강동구의 맛집을 찾아 다니며 친분을 다진다고 한다.

귀 기울여야 할 대목은 따로 있다. 영화에 쓰인 ‘슈퍼 히어로’는 원곡과 달랐다. 영화에 실린 ‘슈퍼 히어로’는 후렴구에 “따따따, 따~따~따~, 따따따”란 소리가 나온다. 원곡엔 없는 대목이다.

이승환은 영화와 노래 사이 연결 고리를 위해 “따따따, 따~따~따~, 따따따”란 소리를 새로 녹음해 ‘슈퍼히어로’에 실었다고 한다. 이승환이 새 음반 녹음 준비로 4~5월께 미국으로 건너갔을 때 작업이 이뤄졌다.

“따따따, 따~따~따~, 따따따”는 위험한 상황에서 처했을 때 보내는 모스부호를 소리화 한 것이다. ‘엑시트’에선 이 소리가 적재적소에 쓰여 눈물을 때론 웃음을 준다. 이승환 측은 한국일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이승환이 그 모스부호 소리를 곡에 넣은 뒤 새로 편곡한 음악을 제작사에 제공했다”고 말했다. 이승환은 영화에 쓰일 곡 사용료는 따로 받지 않았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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