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4개월 만에 靑 회동… 구체적 대응방안엔 인식차 드러내
“핵심 소재, 부품 日 의존 줄이자”文대통령은 ‘脫일본’ 기조 강조
황교안 “대책 없이 국민감정에 호소”손학규 “日에 방향 전환 계기 줘야”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들은 18일 청와대 회동에서 일본의 대(對) 한국 수출규제를 한목소리로 성토하며 일본의 조치 철회를 촉구했다. 수출규제를 극복할 초당적 협력도 다짐했다. 하지만 구체적 대응 방안을 놓고서는 확연한 인식 차를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핵심 소재ㆍ부품산업의 일본 의존도를 낮추는 탈(脫) 일본 전략을 강조한 반면,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반일 감정에만 호소해선 안 된다고 정부 대응의 미비점을 비판했다.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 선거제도 개혁문제 등 주요 현안과 관련해서도 좀처럼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18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여야 5당 대표를 초청한 '정당대표 초청 대화'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의당 심상정, 바른미래당 손학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문재인 대통령,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 연합뉴스

문 대통령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ㆍ황교안 자유한국당ㆍ손학규 바른미래당ㆍ정동영 민주평화당ㆍ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이날 청와대에서 2시간가량 회동을 하고 한일 경제전쟁과 관련해 초당적으로 협력하기로 뜻을 모았다. 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 회동은 지난해 3월 대북특별사절단 방북 결과 설명 등을 위해 자리를 함께 한 이후 1년 4개월 만이다. 문 대통령과 제1야당 대표인 황 대표 간 첫 영수회담이기도 하다.

문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걱정되는 시기에 대통령이 여야 대표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으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국민들께서) 희망을 가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특히 “꼭 필요한 일에 대해서 초당적으로 합의하고 공동대응하는 모습을 보여드린다면 국민들께서 매우 든든해 하실 것”이라며 “정부와 기업의 협상력을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주력 제조산업의 핵심 소재ㆍ부품들의 지나친 일본 의존을 어떻게 줄여나갈지 지혜를 모아나가자”며 이번 사태의 대응 기조가 ‘탈 일본’에 있음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지금 경제가 엄중한데 가장 시급한 것은 역시 추경(추가경정예산안)을 최대한 빠르고 원만하게 처리하는 것”이라며 “추경 시기를 놓치지 않도록 협력해 주시고 나아가 소재ㆍ부품 문제에 대한 대책과 관련한 예산도 충분하게 반영해 달라”고 호소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정당대표 초청 대화'에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오른쪽은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 연합뉴스

하지만 야당 대표들의 입장은 갈렸다. 황교안 대표는 “일본이 양국관계를 파탄으로 끌고 갈 수 있는 그런 경제보복 조치를 하는 점에 대해 대단히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하고 준엄하게 성토한다”면서도 “지금 정부가 별다른 대책 없이 말로, 국민감정에 호소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일본 경제보복을 예측하지 못한 책임을 물어 외교안보라인을 경질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손학규 대표도 “일본의 잘못이다. 즉각 철회해야 한다”면서도 “반일 감정에 호소하거나 민족주의로 대응해 해결할 사안이 아니다. 일본이 방향을 전환할 계기를 만들어줘야 한다”고 가세했다.

반면 정동영 대표는 “지금 이 자리에는 애국이냐 매국이냐 두 길만 있다”며 국론통합을 강조했다. 심상정 대표는 “아베의 보복은 시대착오적”이라며 “보복이 계속되면 결연한 의지로 맞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발언에 나선 이해찬 대표는 “한일 경제전쟁은 쉽게 안 끝난다”며 “어차피 한번 건너야 할 강이고, 넘어야 할 산이다. 기업도 노력하고 정부도 대책 마련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정당대표 초청 대화'에서 정의당 심상정 대표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심 대표,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 문 대통령,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 연합뉴스

이번 회동은 여야가 회동 의제를 별도로 제한하지 않기로 하면서 국정 전반에 대한 의견 교환도 이뤄졌다. 한국당은 소득주도성장 등 문재인 정부의 경제기조를 거듭 비판하며 경제정책의 대전환을 촉구했다. 바른미래당은 개헌을 위한 범국가적 개헌특별위원회 구성과 함께 영수회담 정례화 등을 제안했다. 평화당도 개헌과 선거제도 개혁을 촉구했다. 정의당은 선거제도 개혁을 포함한 정치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한편, 정부의 비정규직 노동자 보호정책 후퇴를 크게 우려하는 등 노동문제와 관련한 대책마련을 요청했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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