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무영 총장 오는 9월 임기 만료
교수협의회 “78.4%가 연임 반대”
일부 교수들 “조사 객관적이지 않아”
울산과학기술원(UNIST) 정무영 총장이 오는 9월 임기종료를 앞두고 연임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자 교수협의회가 집단 반발하고 나섰다. 그러나 일부 교수들은 ‘총장추천위원회가 꾸려진 마당에 조용히 과정을 지켜보자’는 대조적인 반응을 보여 귀추가 주목된다.
UNIST 교수협의회는 18일 현 정무영 총장에 대한 연임 지지 여부를 묻는 설문조사를 교수 대상으로 실시한 결과 참여교수의 78.4%가 반대했다고 밝혔다. 유니스트 교수 중 185명이 참여해 78.4%인 145명의 교수가 연임 반대의사를 밝혔다는 것이다.
유니스트 교수협의회는 “이 같은 결과는 현 총장 체제의 철학과 리더십으로는 대학의 발전이 불가능하다는 인식의 표출로, 미래에 대한 교수들의 위기 의식의 발로”라며 “이번 설문 조사 결과를 총장추천위원회에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협의회는 또 일방적 리더십과 단기성과에 최적화된 학교운영, 학교 외연확장에 실패한 무능, 학문에 대한 존경과 철학부재를 총장 연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의 원인으로 꼽고 “총장이 유니스트 지속 성장의 걸림돌”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일부 교수들은 이 같은 교수협의회의 움직임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들은 “이번 설문조사는 모든 교수의 의견을 대변하는 것은 아니다”며 “월요일 오전에 갑자기 메일로 배포된 설문조사에서는 어떠한 상황 설명이나 기간 명시도 없었고, 단순히 현 총장이 출마여부를 간접적으로 밝혔으니 연임에 대한 가ㆍ부를 선택하라는 객관적이지 않은 조사였다”고 주장했다. 또 “설문조사는 총추위에 전달될 것이라고 했으나 학내 이슈에 대해 언론을 통한 여론몰이는 정당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런 방식에 실망해 답변을 안 하거나 메일을 그냥 지운 사람들도 있고, 중립적 입장이거나 연임에 찬성하는 사람들은 답을 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며 “총장은 절대적 기준으로 뽑는 것이 아닌 만큼 지원한 후보자들 중에서 누가 UNIST를 더 발전시킬 수 있는지를 종합적으로 살펴보고 최선의 선택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개별적으로 특정인을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목소리를 낼 수는 있으나 이를 공개적으로 표출하게 된다면 찬성하는 구성원들과 반대하는 구성원들이 서로 반목하는 분위기를 만들 수 있어 지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특히 “총장후보에 지원한 후보자들의 개인적인 정보보호 차원에서도 자제를 할 필요성이 있다”며 “이렇게 시끄러운 학내 분위기가 조성된다면 앞으로 훌륭한 분들이 UNIST 총장직에 지원하지 않거나 추천을 해도 수락하지 않을 우려도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대학이라는 지성의 전당에서 절차에 따라 구성된 총장추천위원회가 활동하는 상황을 지켜보고, 결과를 지지해 주는 것이 UNIST를 사랑하는 구성원들이 가져야 할 자세”라고 강조했다.
한편 유니스트는 현 총장의 임기가 종료되는 2019년 9월을 앞두고, 지난 6월 총장추천위원회를 발족시켜 현재 총장 후보 공모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공모 마감을 일주일도 채 남기지 않은 이 날 까지 정무영 총장은 차기 총장 공모 참여 여부를 공식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으나 비공식적 채널을 통해 연임 의사를 표명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유니스트는 2009년 국립대학법인 울산과학기술대로 개교, 2015년 울산과학기술원으로 전환해 KAIST, DGIST, GIST와 함께 4대 과기원 체제를 형성하고 있다. 정 총장은 울산과학기술대 개교 때부터 부총장으로, 울산과기원 출범 이후에는 총장으로 지난 10년간 유니스트를 이끌어 왔다.
김창배 기자 kimcb@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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