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구 금융위원장이 17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동산금융 활성화 1주년 은행권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내년 총선 출마설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최근 문재인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했다”는 사실을 18일 ‘깜짝 공개’했다. 하지만 이미 금융권에서는 최 위원장의 교체를 기정사실화하고 후임 하마평이 한창이어서, 당사자가 먼저 사퇴 의사를 밝힌 것 자체가 의외라는 반응이 많다.

최 위원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최근 일본의 수출규제와 관련해 금융분야의 당국 대응방안을 설명하는 과정에 이런 사실을 공개했다. 그는 브리핑 말미에 “조만간 상당 폭의 개각이 예상되는데, 인사권자가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도록 (청와대에) 최근 사의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금융위원장은 임기가 3년이지만 통상 전임자들이 2년 안팎씩 자리를 지켰던 관례를 자신도 거스르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는 다만 사의 표명 시점, 경로 등에는 말을 아꼈다.

최 위원장은 사퇴 배경을 설명하면서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과의 인연도 소개했다. 김 실장의 공정거래위원장 재임 시절 금융위와 공정위가 협조할 일이 많았는데, 이 과정에서 김 실장으로부터 도움이 되는 조언을 많이 받았다고 그는 전했다. “시장 규율 형성에 관여하는 2개 부처가 긴밀히 일할 수 있도록 각 부처 수장을 함께 임명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그는 부연했다. 김 실장이 지난달 21일 정책실장으로 부임하면서 공정거래위원장은 현재 공석이다.

최 위원장은 출마설에 대해서는 여전히 선을 그었다. 사의 표명이 내년 총선에 대비하려는 포석 아니냐는 질문에 최 위원장은 “지금까지 말씀 드렸던 입장과 같다”고 강조했다. 최 위원장은 지난 5월 이재웅 쏘카 대표와 차량공유서비스를 놓고 설전을 벌인 뒤로 본인 의사와 무관하게 계속 출마설에 휩싸여 있다.

시장에선 개각이 임박하면서 이미 차기 금융위원장 후보군이 거론되는 상황에 이날 최 위원장의 사의 표명은 다소 “뜬금 없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금융위 내에서도 “브리핑 전까지 아무도 몰랐다”며 놀라는 분위기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후임자가 정해진 것도 아닌데 매우 이례적인 방식의 거취 표명”이라며 “사의를 밝힌 만큼 남은 임기 동안 정책 추진은 아무래도 힘이 빠질 것 같다”고 말했다.

장재진 기자 blan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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