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원 조사결과 20개 중 4개 기준치 초과… 3개는 일본산
타코야끼, 우동 등 일식 요리에 주로 쓰이는 가쓰오부시(훈제 가다랑어) 등 훈제건조어육 제품에서 발암물질인 벤조피렌이 기준치를 초과해 검출됐다. 훈연 작업을 여러 차례 반복하는 제품 특성상 벤조피렌 외에도 다른 유해물질이 검출될 수 있어 관련 기준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소비자원은 온라인, 대형마트 등에서 판매되는 훈제건조어육 가공품 20개 제품(가쓰오부시 10개, 기타 부시 3개, 가쓰오부시 분말 7개)에 대한 시험검사를 진행한 결과, 4개 제품에서 벤조피렌이 ‘식품의 기준 및 규격’상 허용기준 (10.0㎍/㎏ 이하)의 1.5~3배 수준인 15.8~31.3㎍/㎏ 검출됐다고 18일 밝혔다.
허용기준 초과 제품은 △부강가쓰오 △시바아쯔케즈리 △우루케메즈리부시 △가쯔오 분말인데 이 중 부강가쓰오를 제외한 나머지 세 제품이 일본산이다. 제품 판매 업체들은 벤조피렌 기준 초과 제품을 회수ㆍ폐기하기로 했다.
가쓰오부시 제품에서 발암물질인 벤조피렌이 발생하는 것은 가공 과정에서 연기를 내 향을 입히는 훈연 작업을 반복하는 제조 과정 때문이다. 벤조피렌을 비롯한 다환방향족탄화수소류(PAHs)는 화석연료가 불완전연소 하는 과정에서 생성되는 물질인데, 훈연 과정에서 연기를 통해 가쓰오부시에 묻을 수 있다.
PAHs 중에서는 벤조피렌 이외에도 유전 독성, 발암성이 있는 물질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국내에서는 벤조피렌에 대한 검사만 진행하고 있다. 반면 유럽연합(EU)의 경우에는 벤조피렌 이외에 △벤즈안트라센 △벤조플루오란센 △크라이센 등 4종의 PAHs 총합 기준(30㎍/㎏)으로 검출 기준을 관리하고 있어 더 엄격하다.
소비자원은 이번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청에 훈제건조어육 가공품 안전ㆍ표시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 PAHs에 대한 총합 기준 신설 검토 등을 요청하기로 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벤조피렌만을 대표 지표로 활용해 식품 중 다른 PAHs의 노출량을 간접 측정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세종=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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