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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8월 인하론 깨고 전격 금리 인하… 연내 한번 더 내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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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8월 인하론 깨고 전격 금리 인하… 연내 한번 더 내리나

입력
2019.07.18 10:46
수정
2019.07.18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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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장으로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장으로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은행이 18일 기준금리를 현행 연 1.75%에서 1.50%로 인하했다. 시장의 ‘7월 동결, 8월 인하’ 예상을 깬 전격적인 조치로, 미중 무역분쟁 심화와 반도체 경기 부진에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까지 덮치며 경기 둔화가 심화할 가능성을 염두에 둔 조치로 풀이된다. 한은은 이날 오후 수정 경제전망 발표를 통해 현행 2.5%인 올해 성장률 전망치도 상당폭 하향 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은 이날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렸다. 2016년 6월(연 1.50→1.25%) 이후 3년 1개월 만의 인하 조치다. 한은은 글로벌 금융위기 및 유럽 재정위기 여파에 맞서 2012년 7월부터 8차례에 걸쳐 0.25%포인트씩 금리를 인하하다가 2017년 11월과 2018년 11월에 각각 0.25%포인트 올린 바 있다. 시장에선 이번 금리 인하가 한은 통화정책이 긴축에서 완화로 선회하는 기점이 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번 조치는 경기 부진이 당초 전망보다 심각하다는 점을 한은이 받아들인 결과로 풀이된다. 미중 무역분쟁이 6월 말 양국 정상의 ‘휴전’ 합의에도 교착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는 양상이고, 우리나라 수출의 20%가량을 책임져온 반도체 시장의 부진이 연말까지 장기화할 것이란 관측이 강화되고 있다. 여기에 일본이 이달 한국을 상대로 반도체ㆍ디스플레이 핵심소재 3종의 수출을 규제한 데 이어 규제 품목을 확대할 태세를 보이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5월에 열린 직전 금통위 회의까지만 해도 “현재 경기는 금리 인하로 대응할 상황이 아니다”라며 하반기 경기 반등 전망을 고수했던 한은의 인식도 6월 들어 “경기가 예상보다 부진하다”며 통화 완화 수준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금통위 내부에서도 5월 회의 때 금리 인하를 주장하는 위원이 2명(공식 소수의견은 1명) 등장하며 뚜렷한 기류 변화가 감지됐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일본 정부가 한국의 ‘화이트리스트’ 제외 입장을 밝히면서 금통위가 내달 30일 열리는 차기 회의까지 기다릴 수 없었던 것”이라고 인하 배경을 해석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가 이달 말 기준금리 인하를 기정사실화한 점도 한은의 금리 인하 부담을 덜어줬다. 이날 금통위 회의 전까지 연준 기준금리가 한은보다 0.75%포인트 높은 ‘금리 역전’ 환경이 조성된 터라, 한은 입장에선 단독으로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경우 내외금리차가 ‘심리적 마지노선’인 1%포인트에 도달해 자칫 대규모 투자자금 유출을 촉발할 수 있다는 부담이 적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경기부양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정부가 이른바 ‘폴리시믹스(정책 조합)’를 명분으로 금리 인하 요청 신호를 지속적으로 보내온 점도 한은이 금리 인하를 더는 늦추기 힘들었던 배경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은이 시장 예상보다 일찍 금리를 내리면서 연내 추가 금리 인하 기대도 강화되는 분위기다. 특히 이날 오후 발표될 한은의 성장률 전망치가 종전보다 큰 폭으로 조정될 경우 한은이 연말쯤 금리를 한 번 더 내릴 거란 관측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한은은 올해 8월, 10월, 11월 세 차례 금통위 회의를 남겨두고 있다. 다만 한은이 금리 인하 여력이 많지 않고, 금리 인하가 집값 반등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를 여러 차례 표명해온 만큼 신중론도 적지 않다.

이훈성 기자 hs0213@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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