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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시간은 본질 아니다”… 북미 실무협상 재개 늦춰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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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시간은 본질 아니다”… 북미 실무협상 재개 늦춰질 듯

입력
2019.07.17 17:44
수정
2019.07.17 23:58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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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한미훈련 중단” 에 제재 유지하며 기싸움 벌일 듯

에스퍼 美 국방 지명자 “한미훈련은 주한미군에 필수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북한 문제와 관련해 "시간은 본질적인 게 아니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좋은 일들이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북한이 실무 협상 재개를 한미 훈련과 연계시키고 나선 데 대해 ‘협상을 서두르지 않겠다’고 대응한 것으로 풀이돼 북미간 실무협상 재개를 두고 북미가 다시 기싸움 국면에 들어가는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각료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북한과의 소통이 진전이라고 설명하며 낙관론을 펴면서도 제재 유지와 ‘서두르지 않는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문제를 거론하면서 "내가 취임했을 때 북한은 전쟁에 들어갈 준비가 돼 있었다. 우리는 전쟁으로 향하고 있었다. 어떠한 소통과 대화도 없었다”며 자신이 아니었다면 전쟁이 일어났을 것이라는 주장을 재차 폈다. 그러면서 지난달 30일 북미 정상의 판문점 회동이 전격적으로 이뤄진 점을 거론하면서 북한과 소통하며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엄청난 진전을 이뤘다. 그 진전은 훌륭한 소통이다”고 거듭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우리의 제재는 계속 유지되고 있다. 우리는 국경 문제에 있어 중국, 러시아와 협력하고 있다"며 제재 유지 입장을 확인하면서 "나는 전적으로 서두를 게 없다. 하지만 언젠가 나는 우리가 아마도 그들(북한)을 위해, 모두를 위해, 전 세계를 위해 매우 좋은 무언가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북한과의 전쟁을 막았고 비핵화 협상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언급은 비핵화 협상이 교착 국면에 있을 때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내 여론과 북한을 동시에 겨냥해 발신해온 메시지다. 북한 비핵화 성과가 나오지 않는 데 대한 비판을 방어하는 차원에서 ‘전쟁을 막았다’는 점을 부각시키는 동시에 ‘제재를 쥐고 있는 한 시간은 미국 편’이라는 함의로 북한을 압박하는 성격이 담긴 것이다.

이 같은 언급이 다시 나온 것은 그만큼 북한과의 실무 협상 준비가 매끄럽게 진행되지 않고 있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판문점 회동 직후인 이달 1일 “김정은 위원장과 곧(soon) 다시 만나기를 기대한다”며 조속한 협상 진척을 기대했던 것과도 확연히 달라진 어조다.

실제 북한은 실무 협상 개최 시기로 예고된 ‘판문점 회동 후 2~3주’가 다가오는 동안 아무런 답을 주지 않다가 느닷없이 한미훈련과 실무협상을 연계해 실무 협상 재개 난항을 예고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미국 동부시간 기준으로 전날 ‘19-2 동맹’ 연합위기관리연습을 거론하며 “그것이 현실화하면 조미 실무협상에 영향을 주게 될 것이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19-2 동맹’은 종전에 시행되던 을지프리덤가디언(UFG)를 대체하며 규모와 성격이 달라진 훈련이지만, 북한은 한미훈련 자체를 거부하고 나선 것이다.

이에 대해 미국 국방부는 “미국과 한국은 이번 가을 연합훈련 프로그램을 실시할 준비를 하고 있다”며 예정된 훈련을 그대로 진행하겠다는 뜻을 보였다. 마크 에스퍼 미 국방부 장관 지명자도 이날 상원 군사위원회 인준 청문회에 앞서 제출한 서면 답변서에서 “연합훈련은 주한미군의 군사적 준비태세를 유지하기 위해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상황을 감안하면 ‘서두르지 않는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에는 북한이 실무 협상에 조건을 달고 나선 데 대해 ‘우리도 급할 것 없다’는 맞대응의 메시지도 깔린 것이다. 모건 오테이거스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북한이 처음에 갖고 있지 않던 아이디어를 갖고 테이블로 나오기를 희망한다’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전날 인터뷰 발언을 거론하면서 “우리는 그들(북한)에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도록 시간과 여유를 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북한을 자극하는 표현은 자제하면서도 ‘북한이 새로운 협상안을 갖고 나올 때까지 제재 키를 쥐고 기다리겠다’는 태도로 북한과의 기 싸움에 들어간 셈이다.

한편 에스퍼 국방장관 지명자는 서면 답변서에서 “나는 우리 동맹들과 파트너들이 공동의 안보에 좀 더 공평하게 기여하도록 압박을 계속할 것”이라면서 하반기 본격화할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앞두고 공세를 예고했다. 그는 “우리 협상팀이 다음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정에 동맹으로서 접근하고 공정한 분담을 합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며 “대통령은 부유한 동맹들이 자국 내 미군 주둔과 자국 방어에 더 기여하기를 기대한다고 일관되게 언급해왔다”고 강조했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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