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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기학 영원무역 회장 “방글라데시에 섬유특화도시 만들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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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기학 영원무역 회장 “방글라데시에 섬유특화도시 만들고 싶어”

입력
2019.07.17 17:02
수정
2019.07.17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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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5일 방글라데시를 공식 방문한 이낙연 국무총리가 14일(현지시간) 수도 다카의 영원무역 공장을 방문해 성기학(왼쪽) 영원무역 회장에게 옆자리를 권하고 있다. 영원무역은 올해 매출액 2조 2,298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아웃도어 의류 OEM 제조 기업으로, 유명 브랜드 노스페이스의 국내 판권을 가진 업체로도 알려져 있다. 연합뉴스
13~15일 방글라데시를 공식 방문한 이낙연 국무총리가 14일(현지시간) 수도 다카의 영원무역 공장을 방문해 성기학(왼쪽) 영원무역 회장에게 옆자리를 권하고 있다. 영원무역은 올해 매출액 2조 2,298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아웃도어 의류 OEM 제조 기업으로, 유명 브랜드 노스페이스의 국내 판권을 가진 업체로도 알려져 있다. 연합뉴스

“방글라데시 현지인들에겐 ‘꿈의 공장’입니다. 하지만 여기에 그칠 순 없죠. 더 우수한 직원을 채용하고 한국 교민들의 기반이 될 수 있도록 치타공에 섬유·패션 분야에 특화된 도시를 만들고 싶습니다. 사립 초·중·고교뿐 아니라 섬유·패션 디자인에 특화된 대학도 가진, 말 그대로 ‘꿈의 도시’를 짓는 거죠.”

서남아 방글라데시를 비롯해 전세계 1,100여개 생산라인을 운영하고 있는 아웃도어 의류·장비 OEM제조업체 영원무역의 성기학(72) 회장은 지난 14일(현지시간)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 자택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렇게 말했다. 성 회장은 방글라데시가 중국을 대체할 차기 제조업 주력국가로 부상하기 한참 전인 1980년 이곳에 진출해 약 40년간 사업을 이어온 인물이다. 영원무역은 방글라데시 의류수출 산업에 진출한 첫 외국기업으로 ‘세계 2위 섬유·의류 수출국’이라는 지금의 방글라데시를 함께 일궈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공장을 철저히 현지화 해 다카 공장단지와 남동부 항구도시 치타공에 조성한 22개 공장 규모의 한국수출공업단지(KEPZ) 등에서 현지 근로자 6만4,000여명을 고용한 것이 영원무역의 자부심이다. 하지만 성 회장은 연 7%의 경제성장에도 불구하고 아직 최빈국 지위를 벗어나지 못한 방글라데시의 현실상, 단순 고용이 아닌 근로자들의 삶의 수준을 높이기 위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치타공 섬유특화도시 구상도 이런 맥락에서다. 성 회장은 “치타공에서 자녀들이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고 가족의 삶이 보장되면 우수한 인력이 자연스럽게 유입될 것”이라며 “현지 근로자들의 교육·기술 수준이 높아질 수록 우리 경쟁력도 강화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방글라데시 고용 인력을 11만명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게 성 회장의 목표다.

다만 방글라데시 정부와의 법적 분쟁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다. 방글라데시 당국은 치타공 KEPZ를 10년 넘도록 지나치게 대규모라는 이유 등으로 소유권 이전 허가를 하지 않고 있다. 영원무역은 방글라데시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 중이다. 13~15일 방글라데시를 공식 방문한 이낙연 국무총리가 세이푸자만 쵸두리 국토부 장관을 만나 원만한 해결을 요청하며 지원사격도 했다. 성 회장은 “중국 임금이 높아지면서 방글라데시로 주문을 옮기고 싶어하는 브랜드들이 줄 서 있다”며 “KEPZ가 이런 수요를 따라 방글라데시 진출을 원하는 한국 기업인 등 우리 교민들을 두루 위하는 시설이 될 것이라고 정부를 설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카(방글라데시)=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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