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도 3년연속 적자 골머리
서울 여의도동 KBS 본관 전경. KBS 제공

공영방송 KBS와 MBC의 영업 적자가 1,000억원대로 커졌다. 양사는 편성 변경을 넘어 본격적으로 몸집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KBS는 9월 ‘오늘밤 김제동’을 종영하는 등 프로그램 폐지 수순에 돌입했다.

KBS는 이달부터 비상경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한국일보가 17일 입수한 ‘KBS 비상경영계획 2019’(비상계획)에 따르면 올해 사업손실이 1,000억원을 넘으며, 내년 후반부터는 은행 차입금 의존이 불가피하다. 비상계획을 작성한 토털리뷰TF(TF)는 2023년까지 누적 사업손실이 6,569억원에 달할 것이라 전망했다. TF에는 정필모 KBS 부사장을 비롯해 김영삼 전략기획국장 등이 참여했다.

TF는 적자 개선을 위해 프로그램 축소가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KBS2 ‘아침뉴스타임’과 ‘그녀들의 여유만만’, ‘KBS 바둑왕전’을 없애는 등 프로그램 수를 현행 90% 수준으로 줄일 예정이다. 고액 출연료로 논란이 됐던 KBS1 ‘오늘밤 김제동’은 9월 폐지된다. TF는 평일 밤 11시 시사프로그램 영향력에 한계가 있다며, 30~59세 타깃 재방송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방침이다. ‘시사기획 창’과 ‘추적60분’이 통합되고, ‘KBS 스페셜’과 ‘글로벌 다큐멘터리’도 합쳐질 예정이다. KBS2 월화드라마 시간은 20분 감소하고, 광고 비수기 및 혹서기에는 재방송으로 대체된다. 지상파 방송 유일 단막극 시리즈인 ‘드라마 스페셜’도 점검 대상이다. 프로야구는 내년부터 방송이 불투명하다.

KBS는 9월 KBS1 시사프로그램 '오늘밤 김제동'을 폐지할 예정이라고 17일 밝혔다. KBS 제공

고정 지출도 줄이겠다는 방침이다. 43%를 차지하는 인건비가 우선 대상이다. 비상계획에 따르면 KBS는 703명인 한시계약직을 2021년까지 20% 감축할 예정이다. 고용을 유지하기엔 법적 위험성이 크고 비용이 과도하다는 분석이다. 올해 신입사원 선발을 중단하고, 경력 및 특별채용을 확대하는 등 정규직 규모도 조정할 생각이다. 경인취재센터를 2020년까지 폐지하고, 수도권 뉴스를 별도로 내보내지 않게 된다. KBS 교향악단 및 국악관현악단도 존속 여부를 고려 중이다. 특히 교향악단은 향후 7년간 지원금 66억원을 감소할 방침이다. 비상계획은 최저임금 인상과 주 52시간 드라마 제작 환경으로의 전환, 독립제작사 처우 개선 등으로 비용이 147억원이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KBS 내부에선 반발 기류가 흐른다. 회사 경영실패를 노동자에게 뒤집어씌운다는 것이다. KBS노동조합(1노조)은 16일 성명을 통해 “양승동 사장은 콘텐츠 경쟁력을 올리겠다고 했으나 오히려 하락했으며, 지역방송 구조조정으로 공영방송 책무를 망각했다”며 “비상계획은 질병 원인부터 잘못 진단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KBS 관계자는 “비상계획을 사내에서 준비한 것은 맞으나, 정식으로 이를 공개하거나 시행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MBC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조능희 MBC 기획조정본부장은 지난 1월 MBC 관리감독기관인 방송문화진흥회 이사회에 참석해 올해 MBC 영업손익 목표를 395억원 적자로 책정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영업손실은 1,237억원에 이르며, 2017년에도 565억원에 달했다. 3년 연속 적자 기록은 이례적이다. 적자가 쌓이고 실적 개선 전망은 어둡자 MBC 내부에서도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전국언론노조 MBC자회사협의회는 지난달 성명을 통해 “본사는 중장기 매체 전략을 공개적으로 진행해야 한다”며 “자회사협의회를 비롯해 그룹 내 모든 주체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 상생의 길을 찾아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강진구 기자 realnine@hankookilbo.com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문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