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법 조업 어선 500여척을 침몰시켜 ‘인도네시아 바다의 수호신’이라 불리는 수시 푸지아스투티(54) 해양수산부 장관이 새끼 바닷가재 밀수와 싸울 것을 싱가포르에 강력 요청했다. 인도네시아의 귀중한 수산 자원이 밀수로 인해 씨가 마르고 있다는 것이다.
17일 자카르타포스트에 따르면, 수시 장관은 15일 리아우 제도 바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끼 바닷가재는 싱가포르로 밀반입된 뒤 베트남으로 수출된다”라며 “싱가포르 정부가 검역관리시스템(QMS)에서 발급한 증명서가 없는 새끼 바닷가재의 입국을 거부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증명서가 없는 동물을 입국시키는 싱가포르 검역소를 정말 이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날 수시 장관의 기자회견은 바탐에서 싱가포르로 새끼 바닷가재를 밀반입하려는 시도를 인도네시아 경찰들이 잇따라 저지한 뒤 이뤄졌다. 수마트라섬의 람풍 경찰은 최근 563억루피아(약 48억원) 상당의 새끼 바닷가재 36만6,650마리를 압수했고, 수마트라섬의 잠비 경찰은 870억루피아(약 74억원) 상당의 새끼 바닷가재 57만마리가 불법 이송되는 걸 막았다. 이달 초엔 경찰이 잠비에서 11만3,412마리의 새끼 바닷가재 밀수를 저지했고, 이어 구매자로 추정되는 싱가포르 국적자 2명을 체포했다.
수시 장관은 “1월부터 7월까지 경찰이 39건의 별도 사건에서 새끼 바닷가재 316만마리의 밀수를 막았다”라며 “금액으로 따지면 4,744억루피아(403억원)에 달한다”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2015~2019년 경찰이 조사한 새끼 바닷가재 밀수 시도 사건은 263건으로, 982만마리에 1조3,000억루피아(1,100억원)의 가치가 있다.
수시 장관은 “빛으로 몰려드는 습성을 이용해 새끼 바닷가재를 잡은 어부들이 마리당 1만~5만루피아(800~4,000원)에 팔지만 싱가포르에선 가격이 수십만루피아로 오르고, 성충이 되면 수백만루피아가 된다”라며 “밀수로 인해 인도네시아 해역의 바닷가재 개체수가 감소했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이 문제에 대해 얘기하기 위해 자카르타에서 싱가포르 대사를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자카르타=고찬유 특파원 jutda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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