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청년 희망사다리 강화방안 발표...근로소득장려금 매칭한 ‘청년저축계좌’ 신설
청년 창업융자 300억원 추가…종로ㆍ대방동 교통요지에 임대주택 공급
청년들의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새로운 직업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을 강화한다. 수도권 등 주거비 부담이 높은 지역에서 교통접근성이 좋은 공공청사를 개발해 청년 임대주택ㆍ신혼희망주택으로 공급된다. 고졸 재직자의 후학습 장학금과 직업계고 취업연계 장려금이 확대되고, 일하는 차상위계층 청년이 월 10만원을 저축을 할 경우 근로소득장려금을 30만원 더해주는 청년저축계좌가 신설된다.
정부는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경제활력대책회의를 개최하고 이 같은 내용을 뼈대로 한 ‘청년 희망사다리 강화방안’을 확정ㆍ발표했다. 홍 부총리는 “최근 고용률ㆍ취업자 증가 등 일부 청년고용지표가 개선됐으나 양질의 일자리 부족 등으로 체감 고용여건이 나아지지 않았고 사회 계층이동성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상존하는 등 청년문제가 지속되고 있다”며 “청년들의 어려움을 완화하고 경제ㆍ사회의 역동성 강화를 위해 기존 청년 정책을 점검하고 보완방안을 강구할 필요성이 제기됐다”고 설명했다.
청년 희망사다리 강화방안은 일자리ㆍ주거ㆍ교육ㆍ취약청년 자립 등 청년들의 실생활과 밀접한 부분에서 지원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청년전용창업 융자 내년 1600억원으로 확대
정부는 우선 청년 일자리 문제를 해소하는 방안으로 ‘신(新)직업 메이킹 랩(Making Lab)’을 설립, 청년들의 아이디어가 새로운 직업으로 창출되고 확산되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이 랩에서는 교육과 사업화 가능성ㆍ시장수요 조사→창업 및 기업수요 연계 통한 취업 지원→직업 홍보ㆍ신규인력 유입 촉진 등 새로운 직업을 창출ㆍ정착하는 전주기적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동물보건사, 마리나 요트 정비사 등 성장산업이면서 전문성이 필요한 새로운 직업에는 자격제와 등록제를 신설하기로 했다.
청년 창업 지원은 더욱 확대된다. 만 39세 이하의 대표이사가 최근 3년 내 창업한 기업에 고정금리 2%의 저리로 1억원까지 빌려주는 청년전용창업 융자는 내년에는 올해보다 300억원 추가된 1,600억원을 공급하기로 했다. 또 세무ㆍ회계, 기술보호 분야 등 청년창업기업에는 부담되는 행정업무를 줄여주기 위해 마련된 ‘창업기업지원서비스 바우처’는 지원대상이 올해 1만5,000개 기업에서 내년에는 1만8,000개 기업으로 확대된다. 농식품 분야의 청년창업 지원을 위해 청년키움식당(외식 창업 청년에게 임차료 부담 없이 실전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설비를 갖춘 사업장 임대)을 확대하고 스마트팜 청년 취ㆍ창업보육 프로그램도 도입하기로 했다.
아울러 정부는 청년 고용 의지가 있으나 투자여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에 최소한의 근무환경을 조성할 수 있도록 화상실ㆍ샤워실을 개ㆍ보수하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일하기 좋은 기업으로 정부나 지자체의 인증을 받은 기업 중 청년을 신규채용하는 기업에 최대 4,000만원 한도에서 매칭 지원한다.
◇종로 선거연수원ㆍ대방동 군관사, 청년공공임대주택으로
정부는 청년들의 주거 부담을 완화하는 방안으로 교통요지에 청년 공공임대주택 공급도 확대하기로 했다. 현재 영등포 선관위 등 전국 8곳에서 ‘청사+수익시설+임대주택’을 결합한 복합개발을 추진 중인데, 여기에 종로 선거연수원과 대방동 군관사 후보지 2곳을 추가해 대학생, 사회초년생, 신혼부부 등에 청년 임대주택ㆍ신혼희망주택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홍 부총리는 “향후 신규대상지를 추가 발굴해 단계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실수요가 높은 역세권 노후 고시원을 청년 셰어하우스로 리모델링해 시세보다 저렴하게 공급하고, 기숙사형 청년주택도 2022년까지 5,000호를 공급하기로 했다. 대구 중구 수창동 등 신규 국ㆍ공유지를 발굴해 지역사회와 상생 가능한 생활 사회간접자본(SOC) 연계 연합기숙사도 확대하기로 했다. 아울러 주택금융 정책 대출ㆍ보증의 신혼부부 인정범위를 혼인기간 5년에서 7년으로 확대하고 취약청년과 신혼ㆍ다자녀부부 대상 전세임대 우대금리를 신설하는 등 주거비부담을 완화하기로 했다.
◇청년 교육기회 확대ㆍ사회안전망 강화
정부는 고교 취업연계 장려금 대상을 내년까지 3만명으로 늘리는 등 청년 직업 교육을 고도화하고 중소기업 취업연계 장학금 지원규모도 단계적으로 늘릴 방침이다. 선취업ㆍ후학습 장학금 지원대상을 중소ㆍ중견기업(등록금 전액)에서 대기업ㆍ비영리법인 근로자(등록금 50%) 등으로 확대한다.
취약 청년을 지원하기 위해 일하는 차상위계층(중위소득 50% 이하) 청년이 저축할 경우 근로소득장려금을 매칭하는 청년저축계좌가 신설된다. 정부는 청년이 매월 10만원을 저축할 경우 근로소득장려금 30만원을 매칭시켜 3년 후 1,440만원을 수령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 청년희망키움통장은 군복무 중에도 유지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보호시설에서 자라는 취약아동의 디딤씨앗통장 매칭 한도는 월 4만원에서 5만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저소득ㆍ저신용 청년의 생활자금을 대출해주는 청년ㆍ대학생 햇살론을 내년 재출시하고, 보호시설을 벗어나 자립한 청소년에게 월 30만원씩 지원하는 자립수당과 주거지원통합서비스도 확대하기로 했다.
홍 부총리는 “이번 대책으로 청년층의 모든 어려움이 한 번에 해소되는 것은 아니지만 청년의 삶이 조금이나마 나아지기를 기대한다”며 “앞으로 청년의 생활 개선을 위해 관계부처가 힘을 모아 정책과제를 지속 발굴하고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세종=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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