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보위 업무보고 “유엔결의 위반 전달했지만 법 미비 이유로 조치 없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참석해 자리에 앉아 있다. 오대근 기자

국가정보원은 16일 북한산 석탄 반입 등 유엔 대북제재결의 위반이 의심돼 우리 정부가 입항을 금지한 선박 중 일부가 일본 항구에 최근까지 드나들었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가 적절한 제재 조치를 취하고 않고 입출항을 허용하고 있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국회 정보위원장인 이혜훈 바른미래당 의원과 여야 간사인 김민기 더불어민주당, 이은재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날 정보위 전체회의에서 국정원이 이같이 보고했다고 전했다. 국정원은 “선박정보제공 사이트 등에서 확인한 결과, 대북제재결의 위반 의심 선박인 리치글로리호, 샤이닝리치호, 진룽호 등은 최근까지 나하ㆍ노시로 등 일본 항구에 입항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가 한국 입항 금지 조치한 선박 일부는 일본 항구에 입항하고 있는데 우리가 유엔 결의 위반을 전달했음에도 일본은 국내법 미비를 이유로 적절한 조치 없이 입출항을 허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서훈 국정원장은 “일본의 대응은 미국의 와이즈어니스트호 압류, 우리 정부의 결의 위반 선박 억류와 입항금지 조치 등 적극적인 제재 이행 노력 등과 비교할 때 미온적이고 소극적인 대응이라 평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고 한다. 이날 서 원장은 우리 정부는 대북 유류환적 내지 북한 석탄 운송 등 결의 위반이 확인된 선박 4척을 2017년 11월부터 지난해 9월 사이 각각 억류하고 후속 조치를 취하고, 결의 위반 혐의가 있는 2척에 대해 출항 보류 후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북제재 장기화로 북한의 무역 규모 급감, 무역적자 확대, 외환난 심화 등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국정원은 “2018년 북한의 무역규모는 28억4,000만 달러로 추산돼 전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으며, 무역적자도 23억2,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17.5%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북한의 최근 강수량도 예년보다 30% 감소하는 등 가뭄이 심각하고 식량 사정이 악화되고 있으며, 금년도 곡물량이 조기 소진될 것이라고 했다. 이혜훈 위원장은 “국정원은 북한은 보유한 식량분은 8월 말까지 사용 가능한 정도라고 전망했다”고 전했다.

국정원은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 협의 진행 상황도 전하면서, 협상 대표로 미국 측에선 스티븐 비건 대북특별대표가, 북한 측은 김명길 전 주베트남 대사가 유력하고 분석했다. 이어 “싱가포르 공동선언에 반영된 북미 간의 기본 입장을 바탕으로 협상이 진행될 전망”이라고 했다. 북한의 핵 시설 동향과 관련해선 영변의 5메가와트((㎿) 원자로가 장기 가동 중단 상태이며, 폐연료봉의 재처리 징후가 없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북한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의 경우 3월 말 외형 복원을 마무리 한 뒤 특이 동향이 없으며, 풍계리 핵실험장, 산음동 연구단지도 특이 사항은 없다고 설명했다.

북한의 4월 헌법개정을 두고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국가를 대표하는 최고 영도자로 규정한 것”이라며 “선군 색채를 지우기 위해 주체·선군 사상을 김일성·김정일주의로 대체하는 등 김정은식 통치시스템을 구축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경제집중 노선을 견지하면서 관련 사항을 헌법 최초로 명시했다”며 “김정은식 경제관리 방법을 법제화했다”고도 부연했다.

국정원은 또 북한 목선의 삼척항 입항과 관련해 “북한이 이번 사건을 계기로 어선 실태를 종합 점검하고 각 수산사업소를 상대로 승선 인원 통제 조치를 강화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고했다.

한편, 올 2월 북미간 ‘하노이 노딜’ 이후 처형설이 나돌던 김혁철 전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에 대해 국정원은 “살아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재확인했다.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직책보다 상당히 상위직에 앉아 있는 것을 두고는 “실제적으로 김여정이 당내 행사 또는 북한 내에서 상당히 상위 포지션에 앉아 있고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고 밝혔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김의정 인턴기자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치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