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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18일 이후 日 2차보복 오나” 노심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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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18일 이후 日 2차보복 오나” 노심초사

입력
2019.07.17 04:40
수정
2019.07.17 09:19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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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제징용 판결 중재위 요구 한국 거부 땐 ‘대항 조치’ 시사… 반도체 등 초긴장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오는 21일 일본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지난 3일 도쿄 일본기자클럽에서 열린 여야 당대표 토론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오는 21일 일본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지난 3일 도쿄 일본기자클럽에서 열린 여야 당대표 토론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산업계가 일본의 2차 무역 보복 가능성에 잔뜩 긴장하고 있다. 반도체 핵심 소재 3개 수출 규제만으로도 업계가 휘청거리는 상황에서 일본이 다른 산업군을 겨냥해 추가 수출 규제 카드를 꺼낼 경우 산업 전반에 미치는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거라는 우려가 확산되는 분위기다.

16일 정부와 재계는 일본이 오는 18일 이후 추가 수출 규제 조치를 단행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18일은 일본이 우리나라 대법원이 내린 강제징용 판결과 관련해 제3국에 중재위를 설치하자고 요청한 지 1개월이 되는 날이다. 일본은 이날까지 한국 정부가 중재위 설치 요구에 응하지 않을 경우 ‘대항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사실상 2차 무역 보복을 단행하겠다고 경고한 것이다.

재계는 일본이 2차 수출 규제 조치로 한국에 대한 압박 수위를 한층 높인 뒤, 다음달 중순께 수출 허가 신청을 포괄적으로 면제해주는 '화이트(백색) 국가'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최고 수준의 제재 조치를 단계적으로 밟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본의 2차 무역 보복 조치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커지자, 일본산 소재나 부품을 주로 수입해 완제품을 만드는 국내 정보기술(IT), 전자, 배터리, 자동차 전장 업체 등의 긴장감도 함께 고조되고 있다.

우선 1차 무역 보복의 직격탄을 맞았던 반도체 업계 우려가 가장 크다. 국내 반도체 제조사들은 일본이 수출 규제 품목 범위를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실리콘 웨이퍼 등으로 확대할 것을 걱정한다. 특히 한국의 주력 제품인 메모리 반도체 제조 공정에 필요한 불화크립톤(KrF), 불화아르곤(ArF) 등의 포토레지스트(감광액)가 수출 규제 목록에 추가로 올라갈 지 노심초사하고 있다. 한 반도체 제조사 관계자는 "일본이 외교 이슈를 빌미로 수출을 규제하는 비이성적 행동을 보이고 있어 다음에 어떤 품목을 수출 규제 대상에 올릴지 예측하기 어렵다"며 "만약 메모리 반도체 공정용 감광액도 수출 규제 목록에 들어간다면 당장 생산 차질 문제가 불거질 것”이라고 말했다.

스마트폰, TV 등을 만드는 전자업계도 일본산 부품과 소재를 많이 수입하기 때문에 2차 규제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을 우려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13일 스마트폰, TV 부문 경영진에게 일본이 수출 규제를 확대할 경우를 대비해 비상 계획을 마련해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밖에 LG화학, SK이노베이션, 삼성SDI 등 전기차 배터리 제조업체와 LG이노텍, 삼성전기 등 정밀 전자 부품을 만드는 업체들도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LG이노텍과 삼성전기의 일본 부품 공급 비중은 각각 15.8%와 13.8%로 삼성전자 보다 2배 이상 높다. 한 전기자 배터리 업체 관계자는 “양극재, 음극재 등 이차전지 핵심 부품은 일본 의존도가 높지 않지만, 그 외 소재는 일본에서 납품 받지 않으면 생산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일본이 다음달 중순 한국을 ‘화이트(백색) 국가’에서 제외하는 최고 수준의 제재를 예고한 만큼 2차 보복 카드를 서둘러 꺼내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일본의 화이트 국가에서 빠지면 우리나라는 최대 1,000여개에 달하는 품목을 수입할 때마다 개별 허가를 받아야 한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일본이 언제 어떤 품목을 수출 규제할 지 현 단계에서는 예측하기 어렵다”며 “여러 가능성에 대비해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대응책을 다각도로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com

김청환 기자 ch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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