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방국 “용납 불가” 비판 잇따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인종차별적 트윗에서 공격 대상이 된 민주당 여성 하원 의원 4인방. 왼쪽부터 아이아나 프레슬리ㆍ일한 오마르ㆍ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ㆍ라시다 틀라입 의원. 워싱턴=EPA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색인종 하원의원들을 향해 던진 인종차별적 발언을 둔 논란이 주변국들에 까지 번졌다. 영국과 캐나다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엄중한 우려의 뜻을 나타낸 것이다. 미국의 동맹ㆍ우방국이지만, 같은 다인종 국가로서 미국 지도자의 인종차별적 성향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발신한 것이다.

미국의 유럽 내 대표적 동맹국인 영국부터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우려를 표시했다. 로이터 통신과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영국 총리실은 15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절대로 용납될 수 없는 일이라는 게 테리사 메이 총리의 생각”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트위터에 “민주당 내 ‘진보파’ 여성 의원들을 지켜보는 게 참 흥미롭다”며 “원래 나라로 돌아가 완전히 무너지고 범죄로 들끓는 곳을 바로잡으면 어떤가”라고 조롱했다. 오카시오-코르테스ㆍ일한 오마르ㆍ라시다 틀라입ㆍ아이아나 프레슬리 의원 등 유색 인종 여성의원 4인을 겨냥한 것으로 이민자 출신 미국인에 비우호적인 트럼프 대통령의 평소 태도와 맞물려 인종차별성 논란을 불렀다. 이날도 트럼프 대통령은 작정한 듯 “그들이 하는 일이라곤 불평뿐이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미국을) 떠나고 싶다면 떠나라는 것”이라며 공세를 이어갔다.

논란이 커지자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과 제레미 헌트 현 외무장관 등 영국 차기 총리 자리를 두고 경합 중인 두 후보도 공히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했다. 존슨 전 장관은 “위대한 다인종, 다문화 사회의 지도자라면 그들을 출신국으로 돌려보낸다는 그런 말은 사용할 수 없다”고 했다. 중국인 부인을 둔 헌트 장관은 “나에게는 중국계 혼혈 아이 3명이 있다”며 “누군가 내 아이들에게 '중국으로 돌아가라'고 한다면 끔찍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두 사람 모두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인종차별주의적이냐는 물음에는 구체적 답변을 피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도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캐나다의 방식이 아니다. 다양성은 우리의 가장 위대한 힘인 동시에 캐나다인의 자부심”이라며 트럼프 대통령 발언에 대한 문제 의식을 구체적으로 드러냈다.

논란이 커지자 공화당 내부에서도 우려의 시선이 나왔다. 수전 콜린스 상원의원은 “(발언이) 선을 넘었다. 철회해야 한다”고 했고, 하원 내 유일한 흑인 공화당 의원은 윌 허드 의원도 CNN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인종차별적”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내년 대선을 염두에 둔 전략적 행동으로 해석된다. 반 이민 정서를 자극해 지지 기반인 백인 표심을 결집시키겠다는 의도된 발언이라는 뜻이다. 공격의 대상이 된 4인 중 한 명인 프레슬리 의원은 15일 기자회견에서 “(이민 문제에 대한) 미국의 배려와 우려, 영향력을 분열시키려는 것이 트럼프 대통령 발언의 의도”라며 “그가 던진 미끼를 물지 말라”고 유권자들에게 호소했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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