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쓰비시 압류자산 매각 움직임에 "중재 응해야"

지난 2월 14일 강제동원 피해자 유족들이 일본 도쿄 미쓰비시 중공업 본사 앞에서 배상 협의를 요구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자료사진

고노 다로(河野太郎) 일본 외무장관은 16일 일제 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미쓰비시(三菱)중공업의 압류자산에 대한 매각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에 대해 “만일 일본 기업에 피해가 미치는 일이 발생하면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대법원 판결과 관련해 한일 청구권 협정에 의거, 제3국 위원을 포함한 중재위원회 구성을 제안했고, 위원 선임 시한은 오는 18일이다. 한국 정부가 중재위 설치를 거부하고 있어, 일본 정부는 18일 이후 국제사법재판소(ICJ) 제소나 추가적인 대항 조치를 내놓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고노 장관은 이날 각료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한국 측에 국제법 위반 상황을 시정하도록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일본 측이 조치를 강구하는) 상황이 되지 않도록 한국 정부에는 대응을 강하게 요구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관방장관도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한국 정부에 국제법 위반 상황의 시정을 포함한 적절한 조치를 조속히 취하고, (한일 청구권) 협정의 의무인 중재에 응할 것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시한(18일) 이후 국제사법재판소(ICJ) 제소할지에 대한 질문에는 “가정의 질문에 대해선 답변을 삼가겠다”고 말했다.

한국 대법원은 지난해 11월 양금덕 할머니 등 강제동원 피해자와 유족 등 5명에게 미쓰비시 측이 1인당 1억~1억2,000만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선고했다. 미쓰비시 측은 판결 내용을 이행하지 않자, 원고 측은 지난 1월과 2월, 6월 등 세 차례에 걸쳐 미쓰비시 측에 배상을 위한 협의에 응할 것을 요청했다. 지난달 요청 때 7월 15일을 시한으로 제시하고, 불응 시엔 압류자산의 현금화 등 후속 절차를 밟겠다고 밝힌 바 있다.

원고 측은 미쓰비시 소유의 한국 내 상표권 2건과 특허권 6건을 압류해 놓은 상태로, 협의 시한을 넘긴 만큼 압류자산 매각을 법원에 신청하는 등 후속 절차를 밟을 전망이다. 미쓰비시 측은 “일본 정부와 협력해 적절히 대응해 나가고 싶다”고 밝혔다고 이날 NHK는 전했다. 미시마 마사히코(三島正彦) 상무는 지난달 27일 주주총회에서 “회사의 기본 입장은 한일 청구권협정으로 이미 (배상 문제가) 해결됐다는 것”이고 밝히며 원고 측의 요청에 응하지 않을 생각을 드러내기도 했다.

지난 5월엔 대법원의 배상 판결을 받은 일본제철(구 신일본제철)과 후지코시(不二越)도 원고측의 신청으로 압류자산 현금화 절차를 밟고 있으며 최종 매각 시기는 이르면 연말이나 내년 초로 예상하고 있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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