쿼카, 블롭피쉬, 아이아이를 아시나요 
정글의 법칙 속 대왕조개 채취 장면. SBS 방송화면 캡처

‘익숙함에 속아 ㅇㅇㅇ을 잃지 말자.’

2030이 많이 이용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한때 유행했던 말이다. ‘항상 소중히 여겨야 하는 것’에 물건이나 사람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인간과 함께 살아가는 동물과 자연도 늘 소중히 여겨야 하는 대상이다.

최근 SBS 예능프로그램 ‘정글의 법칙: 로스트 아일랜드’가 집중 포화를 맞았다. 프로그램 출연자가 태국 국립공원에서 멸종위기종으로 보호받고 있는 ‘대왕조개’를 불법 채취했기 때문이다. 멸종위기종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것은 비단 정글의 법칙 문제만은 아니다. 다양한 멸종위기종이 인터넷 공간에서 ‘셀피(selfieㆍ스마트폰 등으로 찍은 자신의 사진) 챌린지’나 ‘이 동물처럼 못생긴 친구 놀리기’ 등으로 가볍게 소비되고 있어서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 따르면 현재 약 9만8,000종이 ‘적색 목록’(Red List)에 포함돼 있다. 적색 목록이란 종 자체가 절멸될 가능성이 있는 동물 명단이다. 적색 목록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멸종 위기에 처한 종은 약 2만7,000개다. 태국 대왕조개 또한 적색 목록 내 취약 단계(VU)로 분류된다. 관심과 보호가 필요한 멸종위기종임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가볍게 여겼던 동물들을 알아보자.

 ◇ 쿼카 
게티이미지뱅크

‘쿼카’는 호주의 로트네스트섬에서만 서식하는 캥거루과 초식동물이다. 사람들은 쿼카를 ‘지구상에서 가장 행복한 동물’ 이라고 부른다. 항상 행복해 보이는 웃음을 지으며 다가오는 사람들을 경계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쿼카는 관광객들이 함께 사진을 찍으려 할 때도 이를 피하지 않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행복한 표정으로 나뭇잎 따위를 뜯어 먹고 있을 때 관광객이 조심스럽게 카메라를 들고 접근하면, 피하거나 놀라기는커녕 자연스럽게 카메라를 응시하며 활짝 웃어주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런 ‘팬 서비스’로 인해 유튜브에는 ‘쿼카와 셀피 찍는 법’ 강좌가 올라오기도 한다.

셀피, 행복이라는 키워드로 유명한 쿼카이지만 사실 멸종위기 취약종으로 분류돼 있다. 현재 쿼카의 유일한 서식지인 로트네스트섬에 남은 쿼카는 약 7,500마리에서 1만마리로 추산된다. 그마저도 개체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상태여서 호주 정부는 남은 쿼카들을 특별보호하고 있다. 쿼카에게 먹이를 주는 행위만으로도 최대 1만 호주달러의 벌금과 징역 5년 이하의 형에 처해질 수 있다.

 ◇ 우파루파 
게티이미지뱅크

‘우파루파’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지만 본래 이름은 ‘아홀로틀’(Axolotl)로, 멕시코 호히밀코호에 서식하는 도롱뇽이다. 이 우파루파는 만화 ‘포켓몬스터’에서 ‘우파’라는 포켓몬의 실제 모델이 되면서 유명세를 탔다. 포켓몬스터뿐만 아니라, 우파루파의 귀여운 외모 때문에 독특한 애완동물로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애완동물로 주목 받기 시작하자 급속도로 개체 수가 줄어들기 시작했고 무분별하게 포획 당하면서 현재는 멸종 위기 ‘심각한 위급종’(CR)으로 분류된 상태다. 현재 남아있는 우파루파의 개체 수는 약 100마리 정도로 추정된다. 이런 상황에도 애완동물용으로 시장에서 거래되고 있어 보호가 시급한 상황이다.

 ◇ 블롭피쉬 
CNN홈페이지 캡처

‘블롭피쉬’는 호주와 뉴질랜드 인근 약 1,000m 깊이 심해에 서식하는 심해어다. 이 물고기는 ‘세상에서 가장 못생긴 어종’으로 유명하다. 각종 SNS와 포털사이트에서 못생긴 친구를 놀리는 용도로 많이 소비되기도 했다. 하지만 단순히 ‘못생긴 물고기’로만 취급할 대상은 아니다. 블롭피쉬는 심해에 살고 있기 때문에 정확한 정보 파악조차 어려운 멸종위기종이다. 영국의 ‘못생긴 동물 보호 협회’(Ugly Animal Preservation Society)는 블롭피쉬가 멸종 위기에 처해있음에도 못생긴 외모 때문에 보호 활동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 협회는 블롭피쉬를 ‘세상에서 가장 못생긴 동물’로 선정해 관심을 촉구하기도 했다.

 ◇ 아이아이 원숭이 
게티이미지뱅크

‘마다가스카르손가락원숭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아이아이 원숭이는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의 열대우림에 서식하는 아이아이과 원숭이다. ‘아이아이’는 영화 ‘반지의 제왕’에 나온 ‘골룸’을 닮은 외모와 길쭉하게 뻗은 손가락과 같은 못생긴 외모를 갖고 있다. 이 때문에 사람들의 관심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인터넷 공간에서 가볍게 소비되어 왔다. 하지만 이 원숭이도 멸종위기종(EN)으로 분류된 상태다. 남은 개체 수는 정확히 추산되지 않지만 사냥과 환경오염에 따른 서식지 파괴로 숫자가 계속 줄어들고 있다.

정유정 인턴기자 digita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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