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갈등 관련 미국 전문가 3인 진단 <2> 브래드 글로서먼 전략국제문제연구소 국장

일본의 대 한국 수출 규제 강화 조치로 악화하고 있는 한일 관계에 대해 미국의 한일 관계 전문가들은 답답함과 안타까움,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미국의 핵심 동맹국 사이에서 벌어지는 불화가 자칫 한미일 동맹 균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도 적지 않다. 하지만 이번 사태의 원인이나 해법에선 일본 정부 책임론과 한국 정부 책임론 등 관점에 따라 크게 엇갈리는 모습이다. 한국일보는 3명의 전문가 인터뷰를 통해 한일 간 갈등을 바라보는 미국 내 여러 시각을 들여다 봤다.

브래드 글로서먼 전략국제문제연구소 국장

브래드 글로서먼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퍼시픽포럼 국장은 일본의 조치에 대해 “한국 정부의 행태에 대한 일본 정부의 좌절감의 표출이다”라며 “개방 무역 체제에 대한 일본의 의존도를 감안하면, 일본에는 매우 위험한 조치이지만 이는 일본이 얼마나 필사적인지 보여주는 것이다”고 말했다. 일본의 조치가 무리한 측면이 있지만 “문재인 정부가 강제 노동과 위안부 문제를 잘못 다룬 데서 비롯된 산물이다”라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한일관계에서 책임 소재를 두고 부침을 겪었지만 이번에는 한국 쪽에 책임 있다는 것이 글로서먼 국장의 주장이다. 그는 “원죄는 일본의 한반도 병합과 식민화에 있지만, 두 정부는 2015년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고 다시 돌아가지 않기로 합의했다”라며 “이 합의가 한국에선 인기가 없을지 모르지만 매우 어렵게 내려진 드문 결정이었다”며 일방적으로 위안부 재단 해산을 결정한 한국의 행태를 지적했다. 특히 그는 “문 정부는 국민의 불만을 국가의 전략적 이익 쪽으로 돌리기 보다는 국민 정서를 배출하는 쪽을 택했다”며 민족주의적 감정에 편승한 한국 정부를 비판하면서 “대중의 감정을 자극하고 불만을 배출시키는 통로로 일본을 이용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한국을 해치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본의 향후 대응에 대해선 “백색국가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것은 시작이다”며 갈등 고조로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 정부가 적극적인 역할을 하기를 바라지만, 미국은 여러 이유로 이 문제에 개입하기를 꺼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쪽을 편드는 모습으로 비치는 것을 원치 않는 데다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 관계에 회의적이고 대북 문제를 직접 다루면서 한미일 공조에 큰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것이다. 결국 한일 양국이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는 “한국 정부가 일본이 합당한 불만을 갖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는 것이 관계 안정화를 향한 첫 조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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