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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났다 싶으면 역전... 조코비치의 인생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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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났다 싶으면 역전... 조코비치의 인생경기

입력
2019.07.15 16:16
수정
2019.07.15 18:48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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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랭킹 1위 노박 조코비치가 15일 영국 런던 윔블던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끝난 윔블던 테니스대회 남자 단식 결승에서 로저 페더러를 물리치고 우승을 확정한 뒤 포효하고 있다. 런던=AP 연합뉴스
세계랭킹 1위 노박 조코비치가 15일 영국 런던 윔블던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끝난 윔블던 테니스대회 남자 단식 결승에서 로저 페더러를 물리치고 우승을 확정한 뒤 포효하고 있다. 런던=AP 연합뉴스

지금까지 이런 윔블던 결승은 없었다. 승자에게도 패자에게도 ‘인생경기’로 남을 명승부였다. 세계랭킹 1위 노박 조코비치(32ㆍ세르비아)가 5시간에 가까운 긴 승부 끝에 세계랭킹 3위 로저 페더러(38ㆍ스위스)를 꺾고 윔블던 테니스대회(총상금 3,800만파운드) 남자 단식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역대 이 대회 결승에서 가장 긴 승부 끝에 승리를 거머쥔 그는 “비현실적인 우승이었다”며 이날 경기를 돌아봤다. 그만큼 힘겹고, 경이로운 승부였단 얘기다.

조코비치가 15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윔블던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끝난 2019 윔블던 테니스대회 남자 단식 결승에서 4시간 57분의 명승부 끝에 세계랭킹 3위 로저 페더러(38ㆍ스위스)를 3-2(7-6<7-5> 1-6 7-6<7-4> 4-6 13-12<7-3>)로 꺾었다. 2년 연속 윔블던 타이틀을 따낸 조코비치는 우승 상금 235만파운드(34억7,000만원)를 받았다. 지난 1월 호주오픈 정상에 이은 시즌 두 번째 메이저 대회 타이틀이다.

이날 경기장은 페더러를 응원하는 목소리가 압도적으로 높았다. 4강에서 세계랭킹 2위 라파엘 나달(33ㆍ스페인)을 꺾고 결승에 오른 데다, 페더러의 마지막 윔블던 우승 기회란 평가가 많았다. 영국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듯 페더러는 이날 3세트까지 단 한 번의 서브게임도 내주지 않는 노련한 경기운영으로 우승에 다가섰다. 1세트를 타이브레이크 접전 끝에 조코비치에 내줬지만 2세트를 손쉽게 따냈고, 3세트 또한 초반 우세하게 가져갔다. 하지만 3세트 접전 양상에서 조코비치가 힘을 냈다. 타이브레이크를 또 따내는 집념을 발휘했다. 하지만 조코비치는 4세트를 페더러에 또 손쉽게 내줬다. 어렵게 한 세트를 따내고 쉽게 한 세트를 내준 조코비치로선 맥이 풀릴 법한 승부였다. 실제 5세트 역시 페더러가 우세했고, 8-7로 앞선 상황에서 서브게임을 맞아 40-15로 경기를 끝낼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조코비치가 극적인 브레이크에 성공하며 게임스코어 12-12 타이브레이크로 끌고 갔다.

마지막 세트에서 무조건 두 게임 차로 벌려야 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부터 마지막 세트에서는 게임스코어 12-12까지 승부가 정해지지 않으면 타이브레이크로 승자를 가리게 됐다. 결국 조코비치는 막판 집중력이 무너진 페더러의 실책에 힘입어 4-1까지 달아나 승기를 잡았고, 결국 7-3 승리를 거둬 우승을 확정했다. 윔블던에서 2011년과 2014년, 2015년, 2018년에 이어 통산 5회 우승을 일궈낸 조코비치는 호주오픈 7회, US오픈 3회, 프랑스오픈 1회를 더해 메이저 대회 단식 우승 횟수를 16회로 늘렸다.

조코비치는 경기 후 “앞서 호주오픈 결승에선 나달과 6시간 가까운 승부를 벌였지만, 정신적으론 오늘 경기가 너무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페더러는 상실감을 뒤로하고 조코비치를 치켜세웠다. 페더러는 경기 후 “정말 위대한 경기였다”며 ‘미친경기’란 표현도 곁들였다. 그는 “조코비치의 우승을 축하한다”면서 “내가 보여준 모습으로 전 세계 내 또래 사람들에게 희망이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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