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의원들이 4월25일 오전 검찰 개혁법안의 패스트트랙 지정을 막기 위해 새로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위원으로 보임된 바른미래당 채이배(가운데) 의원으로 몰려가 채 의원의 특위 참석을 물리적으로 저지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이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과정에서 발생한 대규모 고소ㆍ고발 사건 수사를 위해 16일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를 시작으로 국회의원 18명을 소환 조사한다. 더불어민주당 표창원ㆍ송기헌ㆍ윤준호 의원은 17일 경찰 출석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자유한국당 의원 13명은 출석 여부를 밝히지 않고 있다. 패스트트랙 고발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수사 중인 국회의원은 109명으로 전체의 3분의 1에 가깝다. 현역 의원 소환이 본격화하면 정치적 파장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정당별로는 한국당이 59명, 민주당은 40명, 바른미래당 6명, 정의당 3명, 무소속(문희상 국회의장) 1명 등이다.

민주당과 정의당 의원들은 지난 4월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 과정에서 국회 의안과 사무실 앞에서 공동 폭행을 한 혐의로 한국당에 의해 고발됐고, 한국당 의원들은 바른미래당 채이배 의원 감금 혐의로 고발당했다. 폭행 혐의는 죄질이 비교적 가벼운 반면, 감금은 법정에서 혐의가 인정될 경우 선거출마 금지 등 큰 타격을 입을 수 있어 한국당 의원들은 출석을 꺼리고 있는 것이다.

의원들의 출석 거부로 무산된 1차 소환과 달리 이번에는 일부 의원들이 출석하기 때문에 이번 소환조사는 수사의 성패를 가를 수 있는 분기점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조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수사는 난항에 부딪힐 가능성이 높다. 경찰이 체포영장을 확보하더라도 국회의원 불체포특권의 벽을 넘어야 한다. 또 국회 회기 중에는 국회 동의가 없으면 체포가 불가능하고, 제 식구 감싸기 관행이 만연한 국회가 체포동의안을 통과시킬 가능성은 높지 않다.

국회 패스트트랙은 폭력ᆞ점거를 막기 위해 마련한 제도로 엄격한 처벌 규정을 갖고 있다. 의원 자신들이 만든 법에 따라 고소ㆍ고발하고서 법을 지키지 않는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한국당은 즉각 소환조사에 응해 법적 잘잘못을 가려야 한다. 더구나 국회선진화법 위반은 고소ㆍ고발을 취하하면 처벌하지 않는 ‘반의사불벌죄’ 적용 대상이 아니다. ‘정치권 문제는 정치가 풀자’며 어물쩍 넘길 일이 아니다. 한국당은 스스로 만든 국회선진화법을 제대로 준수하기 바란다.

공감은 비로그인 상태에서도 가능합니다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