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의 경제 보복 조치로 우리 반도체 산업의 피해가 예상되는 가운데 3분기 국내 제조업 경기 전망이 한 분기 만에 또 다시 악화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전국 2,300여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3분기 경기전망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전 분기보다 14포인트 하락한 73으로 집계됐다고 15일 밝혔다. BSI가 100을 웃돌면 이번 분기 경기가 지난 분기보다 나아질 거라고 보는 기업이 많다는 뜻이다. 100 이하면 그 반대다. 수출기업의 BSI는 88, 내수기업은 70으로 집계돼 각각 전 분기보다 12포인트, 14포인트 떨어졌다. 앞서 2분기 경기전망지수는 1분기 대비 20포인트 상승한 87을 기록했었다.
김문태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경제ㆍ산업 전반에서 성장역량이 약화하고 있고, 통제가 어려운 대외불확실성까지 높아져 사업 운영을 보수적으로 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며 “기업의 예측가능성과 투자의욕을 높일 수 있는 과감한 조치들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주요 업종별로 보면 의료정밀(117)만 기준치인 100을 웃돌았다. 제약(100)과 조선ㆍ부품(100)을 제외하면 모든 부문이 100을 밑돌아 3분기를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주력업종으로 꼽히는 자동차ㆍ부품(61), 철강(64), 전기장비(66), 기계(73), 정유ㆍ석유화학(75) 등에서 특히 비관론이 우세했다. 지역별로는 경북(65)과 인천(66), 경기(67), 대구(68), 경남(69) 순으로 경기 전망이 어두웠다. 광주(93)와 전남(92)은 상대적으로 전망치가 높았다.
기업들은 당면한 가장 큰 어려움으로 ‘국내외 경기둔화에 따른 매출 부진’(54.3%)을 꼽았다. 이어 ‘임금 상승 등 비용부담의 증가’(27.9%), ‘원자재 가격의 변동성’(6.8%) 등이 뒤를 이었다. 상반기 실적이 목표치를 달성할 수 있을지 묻는 질문에는 60.6%가 목표에 못 미칠 것이라고 답했다. 그 이유로는 ‘내수침체 장기화’(84.9%ㆍ복수응답)를 가장 많이 꼽았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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