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데시를 공식 방문한 이낙연 국무총리는 14일(현지시간) 셰이크 하시나 방글라데시 총리와 회담 하고 양국 투자ㆍ개발 등에서의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한국 국무총리가 방글라데시를 방문한 것은 17년 만이다. 이 총리는 하시나 총리의 국내 방글라데시 근로자 고용확대 요청에 “종합적으로 검토해보겠다”고 답했다.
이 총리는 이날 오후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 총리실에서 하시나 총리와 회담했다. 이 총리는 모두발언에서 “하시나 총리님의 영도 아래 방글라데시가 최근 10년간 매년 6% 이상 성장했고, 올해는 8% 넘는 경제성장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놀라운 경제성장이 마치 저의 일처럼 기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쟁, 군부독재 등 비슷한 역사를 거친 한국으로서 경제협력을 통해 방글라데시의 발전에 함께 해온 것이 영광이라고 덧붙였다. 방글라데시는 세계 2위 섬유ㆍ의류 수출국이자 인구 1억7,000만명을 바탕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국가로, 우리나라는 1973년 수교 이래 1980년대부터 한인 섬유ㆍ의류 기업들이 현지에 진출해 활동하고 있다.
이 총리는 한국 기업들의 진출이 늘어날 수 있도록 방글라데시 정부의 지원을 요청했다. 이 총리는 “양국 간 경제협력이 과거에는 섬유, 의류 분야가 중심적이었으나 앞으로는 인프라, 에너지, 정보통신기술(ICT) 등으로 확대되길 희망한다”며 치타공 베이 터미널, 디젤 전기기관차, LPG 터미널, LNG 수입 터미널 등에 한국 기업이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을 당부했다. 또한 방글라데시 정부가 추진 중인 경제특구 사업의 일환으로 한국 전용 경제특구도 조성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하시나 총리는 “한국은 중요한 협력 파트너”라며 “앞으로 새로운 투자와 사업 기회가 조성되도록 필요한 환경을 조성하겠다, 한국의 경제특구를 통한 투자를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회담에선 한국의 방글라데시인 고용허가 문제도 논의됐다. 2007년 양국이 고용허가제 양해각서를 체결한 이래 지난해까지 총 2만908명의 방글라데시 근로자가 한국에 들어왔다. 올해 방글라데시 근로자 도입 쿼터는 3,100명인데 방글라데시 정부는 이 인원을 확대하길 희망하고 있다. 총리실에 따르면 하시나 총리가 고용허가제 확대를 요청하자, 이 총리는 “고용허가제 쿼터나 업종을 확대하는 문제는 한국 기업의 수요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늘릴 수 있는지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같은 날 모하마드 압둘 하미드 대통령도 예방했다. 하미드 대통령은 1990년 국회의장 자격으로 방한했던 경험과 함께 “제 손주가 BTS를 굉장히 좋아해서 제가 한국에 꼭 데려가겠다고 약속했다”며 한국에 대한 친밀감을 드러냈다. 이에 이 총리는 “장담은 못 하겠지만 BTS 사인이 담긴 앨범을 손주 분께 보낼 수 있으면 꼭 드리겠다”고 약속했다.
다카(방글라데시)=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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