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타왕’ 김아림(24ㆍSBI저축은행)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상반기 마지막 대회인 MY 문영 퀸즈파크 챔피언십 정상에 올랐다. 힘만 세고 정확도가 떨어지는 선수라는 비판을 정면 돌파하고 차지한 우승이라 더 감격적이다.
김아림은 14일 경기 여주시 솔모로 컨트리클럽(파72ㆍ6,527야드)에서 열린 KLPGA 투어 MY 문영 퀸즈파크 챔피언십 셋째 날 최종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9개를 잡아 9언더파 63타를 쳤다. 최종합계 16언더파 200타를 기록한 김아림은 2위 곽보미(24ㆍPNS)를 3타차로 제치고 극적인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 9월 OK저축은행 박세리 인비테이셔널 우승 이후 약 10개월 만의 우승이자 KLPGA 투어 개인 통산 2승째다.
김아림은 이번 시즌 드라이브 샷 평균 비거리에서 전체 1위(267.4야드, 약 244m)를 달리는, KLPGA 투어 최고의 장타자다. 2위 이승연(21ㆍ휴온스)과 8야드 가까이 차이가 날 정도로 압도적이다. 퍼트(평균 퍼트 18위, 30.23개)나 아이언샷(그린 적중률 19위, 73.77%) 정확도도 준수하다. 하지만 65%밖에 되지 않는 페어웨이 안착률(118위)이 문제였다. 드라이브 샷 정확도가 떨어지니, 자연스레 마무리와 위기관리 능력이 떨어져 번번히 우승 문턱에서 좌절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는 달랐다. 강점인 드라이브 샷에 섬세한 클러치 능력까지 선보이며 최종라운드 대역전극을 완성했다.
2타 차 공동 5위에서 마지막 날 라운드에 나선 김아림은 이다연(22ㆍ메디힐)과 조정민(25ㆍ문영그룹), 장하나(27ㆍBC카드) 등 선두권이 주춤한 사이 무시무시한 장타와 정교한 퍼팅을 앞세워 추격에 나섰다. 3~5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낚아 공동 선두에 오른 그는 10번홀(파5)부터 14번홀(파5)까지 5홀 연속 버디를 기록하는 신들린 샷 감각으로 경쟁자들을 따돌렸다. 특히 10번홀 위기를 기회로 바꾼 것이 우승의 원동력이었다. 김아림은 투온을 노리고 날린 티샷이 그린 앞 벙커에 빠졌지만 절묘한 벙커샷으로 홀 1m 앞에 볼을 붙이며 오히려 한 타를 줄였다. 탁월한 위기관리 능력이었다. 16번홀(파4)에서 버디를 추가한 김아림은 17번홀(파3) 보기로 주춤한 곽보미를 멀찌감치 따돌리고 우승을 확정 지었다.
대회 첫 날 8언더파 맹타로 전날까지 선두를 지켰던 장하나는 3언더파 69타를 쳐 3위(12언더파 204타)에 올라 아쉬움을 삼켰다. KLPGA 투어 사상 최초로 상반기 5승에 도전했던 최혜진(20ㆍ롯데)은 8언더파 208타, 공동 11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KLPGA 투어는 이번 대회를 마지막으로 3주 동안 여름 방학에 들어간다. 하반기 첫 대회는 다음달 9일 열리는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다.
이승엽 기자 sy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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