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우하람, 남자 1m 스프링보드 4위
김수지, 여자 1m 스프링보드 동메달 박태환 이후 8년 만에 쾌거
한국 다이빙이 ‘빛고을’ 광주에서 최고의 순간을 만들었다.
김수지(21ㆍ울산광역시청)가 한국 여자 수영 선수 최초로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메달을 획득한 쾌거에 이어 우하람(21ㆍ국민체육진흥공단)은 역대 한국 남자 다이빙 최고 순위를 6위에서 4위로 끌어올렸다. 경영 김서영(25ㆍ경북도청ㆍ우리금융그룹) 외에 주목할 스타가 없었던 상황에서 다이빙의 예상 밖 선전은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흥행 몰이에도 기폭제가 될 전망이다.
김수지의 동메달은 어느 누구도 예상 못한 ‘깜짝 메달’이다. 김수지는 13일 광주 남부대 시립국제수영장에서 열린 대회 다이빙 여자 1m 스프링보드 결승에서 5차 시기 합계 257.20점을 받아 다이빙 최강 중국의 천이원(285.45점)과 미국의 사라 베이컨(262.00점)에 이어 3위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수영이 세계선수권대회 시상대 위에 오른 건 2011년 박태환 이후 8년 만이다. 박태환은 2007년 호주 멜버른 대회에서 남자 자유형 400m 금메달, 자유형 200m 동메달을 차지했고, 2011년 중국 상하이 대회에선 자유형 400m 금메달을 따냈다. 한국 수영사에 큰 획을 그은 김수지는 “세계선수권대회 메달이라니… 나도 믿기지 않는다”고 놀라워했다.
김수지의 메달 소식은 한국 다이빙 간판 우하람에게 좋은 자극이 됐다. 우하람은 “김수지 선수의 메달을 보며 ‘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갖게 됐다”고 했고, 실제 메달 문턱까지 갔다. 그는 14일 같은 장소에서 펼쳐진 대회 다이빙 남자 1m 스프링보드 결승에서 4차 시기까지 1위를 달렸다.
하지만 5, 6차 시기가 아쉬웠다. 5차 시기에서 몸을 구부리고 무릎을 접은 채 양팔로 다리를 잡는 ‘턱’ 동작으로 두 바퀴 반을 돌았으나 몸을 곧게 펴지 못한 채로 입수했다. 57.00점의 낮은 점수를 받아 우하람은 3위로 떨어졌다. 마지막 6차 시기에서는 트위스트 동작으로 63.00점을 받았다. 연기를 마칠 때까지 순위는 2위였지만 이후 연기를 펼친 중국 선수 2명이 우하람을 앞지르면서 4위로 밀려났다.
중국의 왕쭝위안이 440.25점으로 금메달을 차지했고, 멕시코의 로멜 파체코가 420.15점으로 은메달을 획득했다. 동메달은 우하람(406.15점)을 6차 시기에서 제친 중국의 펑진펀(415점)이 손에 넣었다. 우하람은 간발의 차로 메달을 놓쳤지만 2009년 이탈리아 로마 대회 당시 권경민ㆍ조관훈이 남자 10m 싱크로나이즈드 플랫폼 결승에서 달성한 6위를 뛰어 넘어 한국 남자 다이빙 역대 최고 순위를 작성했다. 또한 자신이 2017년 헝가리 부다페스트 대회 남자 3m 스프링보드에서 기록한 개인 최고 순위 7위 역시 뛰어넘었다.
2020년 도쿄올림픽을 향한 각오를 담아 오른 어깨에 오륜기 문신을 새긴 우하람은 경기 후 “솔직히 매우 아쉽다”면서도 “4위라는 좋은 성적을 거두고 세계적인 선수들과 비등하게 했기 때문에 만족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어 “처음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했던 2013년엔 예선도 통과 못했고, 상위 선수들과는 100점 넘게 차이가 나기도 했다”며 “지금은 격차가 많이 줄었다고 생각하고 조금만 더 하면 이제 나란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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