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 울릉도 등에 시범단지… 치어생산ㆍ양식기술 이전 추진
추어탕은 과거 늦여름부터 초겨울까지 우리 농촌에서 서민들의 보양식으로 인기가 많았다. 요즘은 식당이나 시장에서 언제든지 미꾸라지를 사서 끓여 먹을 수 있는 사철보양식이 됐지만, 어릴 때 먹던 그 맛이 나지 않는다는 말이 많다. 요즘 추어탕에 들어가는 물고기는 대부분이 수입 미꾸라지이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추어탕 재료로 미꾸라지보다는 미꾸리를 주로 썼다.
경북도 토속어류산업화센터는 추어탕의 원료인 토종 미꾸리 치어(5~7㎝)를 생산, 13만마리를 15일부터 포항 구미시와 울릉군 지역 11개 양식장에 분양해 ‘친환경 생태양식 시범단지’를 운영한다고 14일 밝혔다. 추어탕의 본래 맛을 찾아 나선 것이다.
미꾸리와 미꾸라지는 둘 다 잉어목 미꾸리과 물고기다. 모양도 비슷하고 둘 다 우리나라에 예전부터 서식해 온 점에서 비슷하지만 다른 점도 많다.
우선 주서식지가 다르다. 미꾸리는 논이나 농수로에 주로 산다. 미꾸라지는 강의 중ㆍ하류에 많다.
겉모습도 비슷하지만 자세히 보면 제법 차이가 난다. 미꾸리는 미꾸라지와 비교해 △수염이 짧고 △꼬리지느러미에 점이 있으며 △옆 모습이 유선형이며 △등과 배 부위 색깔차가 더 크게 난다.
무엇보다 미꾸리는 미꾸라지보다 먹을 수 있는 부분이 많고 맛이 좋다. 추어탕에 미꾸리를 주로 넣은 것도 이 때문이다.
요즘 식당에서 미꾸라지를 쓰는 것은 미꾸리보다 저렴하기 때문이다. 추어탕 재료로 쓰는 15㎝ 정도 크기로 자라는데 미꾸라지는 1년이면 되지만 미꾸리는 2년 이상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연산이 아닌 양식이라도 미꾸리는 미꾸라지보다 훨씬 비쌀 수밖에 없다.
하지만 미꾸리는 식물 뿌리 산소공급 및 잡초제거, 해충구제를 하고 배설물은 천연비료로 활용돼 친환경 생태농법으로 각광받고 있다.
경북도는 육지에서 울릉도까지 지역을 확대하고, 벼논에서 연, 미나리 등으로 재배작물 범위도 넓혀 시범단지를 운영키로 했다. 또 민간양어장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치어생산 및 사육법을 개발, 올해 미꾸리 치어 50만마리를 생산해 단계적으로 농어가에 보급하고, 치어생산기술을 민간에 이전키로 했다.
김두한 경북도 해양수산국장은 “미꾸리를 이용한 친환경 생태양식은 경북도 농어촌의 산업화 프로젝트로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며 “앞으로 친환경 생태양식과 관련한 내수면 교육 확대, 생태양식에 적합한 추가 어종 발굴 등 농어가의 소득을 높이는데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광진기자 kjche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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