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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중동’…직접 개입 보다 한일 협상 틀 마련에 조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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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중동’…직접 개입 보다 한일 협상 틀 마련에 조력

입력
2019.07.12 17:22
수정
2019.07.12 20:58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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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종 “한미일 고위급 협의 추진…한미 적극적, 일본은 무응답”

워싱턴서 대미 외교전 총력 “미, 한일 갈등 조속 해결 바라는 입장”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 연합뉴스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 연합뉴스

한일 갈등을 둘러싼 한일 간 대미 외교전이 치열한 상황에서 미국이 한미일 3국 고위급 협의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일 3각 협력을 강조해온 미국으로선 한쪽을 직접 편들기보다 한일 양국 간 협상 틀을 만들어 갈등 해결의 실마리를 찾으려는 정중동의 행보로 풀이된다.

미국이 한미일 고위급 협의를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은 11일(현지 시간) 방미 중인 김현종 청와대 안보실 2차장을 통해서 나왔다. 그는 “미국 측 고위급 관료가 아시아 쪽으로 출장을 가니까 이 기회에 3개국의 고위급 관리들이 모여서 회담을 하려 했는데 한국과 미국은 매우 적극적인데 일본 측에서 아직 답이 없고 소극적이다”고 말했다. 이는 데이비드 스틸웰 국무부 동아시아 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10~21일 한국과 일본 등 4개국을 방문하는 기간에 3자 고위급 협의를 추진한다는 의미로 보인다. 11일~14일 일본 방문 후 17일 한국을 찾는 스틸웰 차관보는 한일 갈등 사안에 대한 양국의 의견을 수렴하면서 접점을 모색할 수 있는 협상 채널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일 관계 악화가 달가울 게 없는 미국으로선 한일 갈등이 조속히 해결되길 바란다는 입장은 분명히 했다. 김 차장은 전날 회동한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이 “둘 다 동맹국인데 이 문제가 장기적으로 가면 미국 입장에서도 좋은 것이 없으니까 문제를 빨리 해결했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고 전했다. 모건 오테이거스 국무부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일본과 한국은 물론 친구들일 뿐 아니라 동맹들"이라며 "미국과 국무부는 3국의 양자 간, 3자간 관계를 강화하는 방안을 추구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공개적으로나 막후에서나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이 앞서 ‘미국은 3개국 관계를 강화하는 방안을 추구한다’는 정도의 원론적 입장을 유지했던 것과 비교하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한반도 비핵화 공조의 단단한 고리를 지키기 위해 한 발 나아간 움직임을 보인 것으로도 해석된다.

다만 미국은 한일 갈등 현안에 직접 개입하기보다 한일 양국이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대화의 장을 마련하는 조력자 역할에 무게를 둔 것으로 보인다. 이날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면담한 김 차장은 “(미국이)두 나라 간에 잘 해결할 거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고 도울 수 있는 방법이 있으면 제게 알려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일본을 방문 중인 스틸웰 차관보는 12일 NHK와 인터뷰에서 “내가 (한일 간)중재에 나설 예정은 없다”라며 “한일 양국이 전향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분야로 눈을 돌려 장애를 극복하도록 촉구해 가겠다”고 밝혔다. 적극적인 개입을 피하고, 조력자에 머물겠다는 미국의 의지를 재차 드러낸 발언이다.

우리 정부로선 ‘미국 지렛대’로 일본의 대 한국 수출규제 강화 조치를 풀기 위해 총력전을 펴는 모습이다. 이날 롤런드 드 마셀러스 국무부 국제금융개발담당 부차관보와 마크 내퍼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를 만난 김희상 외교부 양자외교 국장은 “일본의 수출 규제 강화 조치가 가져올 문제점에 대해 논의했고 미국 측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라며 “미국이 이 문제에 대해 충분히 심각성을 인식하고, 계속 악화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는 것 자체가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강현 외교부 경제외교조정관도 이날 워싱턴 DC를 찾아 국무부 관계자를 면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한미일 3자 협의에 소극적인 일본을 상대로 어느 정도의 영향력을 발휘해 협상 테이블로 견인할지는 현재로선 불투명하다. 특히 한일 갈등에 대해 침묵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입장을 취할지에 따라 미국의 보폭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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