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이 최근 10년내 가장 낮은 2.9%로 결정된 것을 두고 사람들 사이 반응은 엇갈렸다. "사실상 삭감이다"이란 불만도 있는 반면, "이 정도면 적당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12일 취업준비생 김보영(26)씨는 "현재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꾸리는데 지난해까지 최저임금이 올랐다고 해도 여전히 한 달을 살아내기가 쉽지 않다"며 "최저임금은 사회안전망이나 마찬가지인데 이에 대한 고민이 부족했던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인터넷 게시판에도 최저임금 인상폭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비판 댓글이 적잖게 올라왔다. 한 네티즌은 "높은 가게 임대료와 정부의 무분별한 자영업 육성책 탓에 자영업자들이 고통 받는 것인데 마치 이 모든 걸 최저임금 탓으로 돌려 최저임금 인상을 막고 있다"고 비판했다.
시민단체 청년유니온의 나현우 기획팀장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이번 인상률은 최저임금에 민감한 노동자들로선 사실상 삭감 수준"이라며 "내년엔 상위층과의 소득격차가 더 벌어질 게 뻔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불만스럽긴 해도 어쩔 수 없다는 의견도 있었다. 서울 홍은동의 편의점에서 일하는 박모(25)씨는 "최저임금이 만원까지 오르면 좋기야 하겠지만 점주 입장에선 부담이 커지지 않겠느냐"며 "요즘 경기가 안 좋아 그런지 편의점 일자리 구하기도 어려워 최저임금 인상이 무조건 오르는 게 좋은 것만은 아닌 거 같다"고 말했다. 아르바이트를 하는 취업준비생 김모(33)씨도 "지난해 점주가 장사가 안 된다며 한 명을 해고하는 바람에 지금은 홀로 일하고 있다"며 "점주들 사정도 있는데 확 올리기보다 꾸준히 올리는게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박지윤 기자 luce_jy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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