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혁명 한 번 없는 일본. 우리는 촛불 들고 대통령 끌어내린 국민”
일본 불매운동 무용론자에 경고…누리꾼 동조 이어져
‘개싸움은 우리가 한다. 정부는 정공법으로 나가라.’
이런 내용의 글이 12일 온라인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경제 보복을 시작한 일본 관련 불매운동에 반대하는 일부 세력에게 경고하고 불매운동을 독려하는 내용이다. 11일 오후 10시쯤 한 인터넷 사이트에 올라온 이 글에는 이날 오후까지 수백개의 댓글이 달렸다.
글을 올린 이는 “정부가 불매운동을 선동한 적 없다. 언론에서 붐을 일으킨 것도 아니다. 국민의 가슴에서 하나하나 불이 일어나 실행하게 된 것”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유치한 놀음이라고 오래 못 갈 것이라고 벌써부터 비아냥거리고 공격이 들어오고 있다”면서 “그렇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우리나라 사람들 냄비근성, 모래알 아니다. 촛불 들고 일어나 대통령도 끌어내리는 국민이다. 시민혁명 한 번 제대로 없는 그들과는 다르다. 그런 우리 국민을 제대로 화나게 했다”고 강조했다.
또한 일본이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의장국이면서도 한국 대통령만 빼고 회담을 하는 유치한 짓을 했고, 애증이 교차하는 한국 대표기업 삼성에 비수를 들이대고 무너뜨리려고 했다는 점을 상기시키면서 “미우나 고우나 우리 대통령이다. 혼내고 욕을 해도 우리가 한다. 삼성, 때려도 우리가 때릴 것”이라고 언급했다.
글 쓴 이는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는 “위안부 재협상과 일제 강점기 (강제) 징용 관련 배상 판결과 관련한 보복임을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면서 “이는 국가와 국민의 정신, 정체성과 관련된 일이다. 적당히 협상하거나 흐지부지 타결할 일이 아니다”라고 경고했다. 그는 “찌질한 맥주, 알량한 여행에서부터 시작된 개싸움은 이제 시작이다. 일본과 관련돼 돈이 들어가는 하나하나 찾아서 바꿔갈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우리 국민들이 개싸움을 할 테니, 정부는 정정당당하게 WTO(세계무역기구)에 제소도 하고 국제사회에 일본의 후안무치함과 편협함을 널리 알려라. 외교적으로 당당하게 나가라”면서 “아마 많은 국민들 속에 있는 생각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 글을 본 누리꾼들은 “일본은 과거 식민제국에서 벗어나지 못했지만 우리는 혹독한 과거에서 성장했다. 대한민국과 국민들이 더는 당하지 않을 것”(토****), “일본여행만 딱 1년 보이콧하면 일본 변한다”(A****), “끈질기게, 철저하게 일본 제품 불매하겠다”(사****), “정부에 불만 많은 사람이지만, 이 글은 추천한다”(빨****) 등의 댓글을 남기며 동조했다. 다음은 글 전문이다.
허정헌 기자 xscope@hankookilbo.com
개싸움은 우리가 한다. 정부는 정공법으로 나가라 정부가 불매운동을 선동한 적 없습니다. 여당이 그런 운동을 시사한 바도 없습니다. 야당은(특히 제1야당은) 우리나라 정당이 아닌 것 같습니다. 알만한 네임드 사회단체가 나선 것도 아닙니다. 그냥 국민 하나 하나가 빡쳐서 스스로 하는 불매운동입니다. 방송이나 언론에서 불매운동하자고 붐을 일으킨 것도 아닙니다. 국민의 가슴 내면에서 하나하나 불이 일어나, 그렇지만 밖으로 큰 내색 않고 조용히, 언제나 그러했다는 듯 일상적으로 쓰던 건 안 쓰고 꼭 써야 하는 것 다른 제품을 씀으로써 실행하게 된 것입니다. 유치한 놀음이라고, 오래 못 갈 것이라고 벌써부터 비아냥거리고 공격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지금까진 그랬을지 모릅니다. 예전에 독도를 걸고 넘어지고,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 가고 했을 때 일시적으로 일본상품 불매운동이 벌어지고 그러다 잠잠해졌나 봅니다. 그렇지만, 이번엔 다른 것 같습니다. 아니 다릅니다. 우리 국민들 제대로 빡쳤습니다. 큰소리가 안 나서 그렇지, 아니, 더 큰 분노를 큰소리를 내지 않고 삭이면서 조용히 행동으로 옮기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 냄비근성 아닙니다. 모래알 아닙니다. 제대로 빡치면 백 만 명씩 촛불 들고 일어나 대통령도 끌어내리는 국민입니다. 역사 속에 시민혁명 한 번 제대로 없는 그들과는 다릅니다. 그런 우리 국민을 제대로 화나게 했습니다. G20 회담을 개최하면서 의장국으로서 일부러 우리나라 대통령만 빼고 회담하는 유치 찬란한 짓을 했습니다. 미우나 고우나 우리 대통령입니다. 혼내고 욕을 해도 우리가 합니다. 너희가 감히 우리 대통령을 욕보였습니다. 삼성. 애증이 교차하는 우리나라 대표기업입니다. 우리나라 경제의 대표주자이면서 범법행위도 많이 저질렀습니다. 그런 삼성의 옆구리에 비수를 들이대고 무너뜨리려 했습니다. 아무리 미워도 우리 자식에게 부당하고 비겁한 공격 들어오는 건 못 참습니다. 때려도 우리가 때릴 겁니다. 일본은 이번에 우습고도 황당한 일을 저질렀습니다. 무역흑자국이 무역적자국을 상대로 무역보복으로 선제 공격을 했습니다. 물건 팔아서 이득을 보는 쪽이 물건 사가는 쪽에 공격을 해서 일시적으로 혼란에 빠지게 됐습니다만, 아시다시피 사가는 쪽이 공격할 무기는 더 많습니다. 일본한테 물건 못 사면 큰일나고 넙죽 엎드리리라 생각했나 봅니다. 무역보복을 일으킨 일본에 대한 공격이 아니라 현정부의 실정으로 화살을 돌리고 정부와 대통령을 공격할 것이라고 일부 언론과 야당에게 귀띔을 받았나 봅니다. 그러나, 당신들 잘못 아셨습니다. 이 일련의 사태가 위안부 재협상과 일제강점기 징용 관련 배상 판결과 관련한 보복임을 알만한 사람은 다 압니다. 위안부 재협상과 일제강점기 징용 배상은 우리나라, 우리 국민이 양보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닙니다. 그것은 국가와 국민의 정신, 정체성과 관련된 일입니다. 그러므로 이 싸움은 적당히 협상하거나 흐지부지 타결할 일이 아닙니다. 일본 맥주 안 사고, 일본 여행 안 가고, 그거 푼돈 아니냐? 찌질하게 몇 푼이나 되느냐? 찌질해 보일지 모릅니다. 그러나 이게 시작입니다. 일본과 관련되어 돈이 들어가는 곳 하나하나 찾아서 바꿔갈 것입니다. 그 찌질한 맥주, 알량한 여행에서부터 시작된 개싸움입니다. 누가 시킨 적 없이 국민 내부에서 일어난 개싸움입니다. 우리 국민들이 개싸움을 할 테니, 정부는 정정당당하게 WTO에 제소도 하고, 국제사회에 일본의 후안무치함과 편협함을 널리 알리십시오. 외교적으로 당당하게 나가십시오. 아마 많은 국민들 속에 있는 생각일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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