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서울 삼양동 등 고지대에 에스컬레이터 도입 구상을 밝혔다.
중남미를 순방 중인 박 시장은 11일(현지시간) 콜롬비아 메데인의 ‘코무나 13’ 지역을 찾아 에스컬레이터가 대중교통으로 이용되는 현장을 둘러보고 “서울도 산동네가 많아서 이런 것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며 “삼양동이나 수유리에도 주민을 위한 모노레일이나 엘리베이터 등을 놓고 이곳처럼 벽화 같은 것이 그려지면 얼마든지 관광 마을로 등장할 것이다”고 말했다.
코무나 13 지역은 해발 약 2,000m인 산비탈 고지대다. 2011년 6개 구역으로 구분된 야외 에스컬레이터가 생기기 전까지는 주민 1만2,000여명이 계단으로 오르내리던 곳이다. 마약과 범죄로 얼룩진 빈민 거주지였다. 그랬던 지역에 당시 알론소 살라사르 시장이 ‘천국으로 가는 에스컬레이터’란 별명의 에스컬레이터를 설치했다. 에스컬레이터 설치로 주민 이동 편의뿐 아니라 치안까지 잡을 수 있었다. 우범지대였던 동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관광지로 거듭났다. 청년들은 총 대신 붓을 들고 그라피티(벽에 스프레이 페인트로 그림을 그리는 거리예술)를 통해 도시재생에 앞장섰다.
박 시장은 “이 동네의 놀라운 변화를 목격할 수 있었다”며 “마약 등 범죄가 굉장히 심각했는데 대중교통 엘리베이터를 설치하고 주민 주도로 벽화를 그리면서 완전히 변모했다”고 치켜세웠다. 이어 “도시재생이 늦게 가더라도 지역 공동체를 보존해 주민이, 관광객이 사랑하는 마을을 만들 수 있다”며 “천천히 가지만 더 아름답고 지속 가능한 마을을 만드는 것이 도시재생이다”고 덧붙였다.
8일부터 열흘간 중남미 3개 도시를 순방 중인 박 시장은 도시재생 현장을 방문하고 서울시의 우수사례고 공유하고 있다.
권영은 기자 yo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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