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무력화를 위해 보험사기까지 벌인 버스회사 경영진 등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북부지검 기업ㆍ노동범죄전담부(부장 박현철)은 21일 버스회사 임모(51) 대표, 경영진과 손잡고 어용노조를 세운 김모(40)위원장 등 4명을 노동조합법상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버스회사 노조는 대개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소속이다. 임 대표 회사도 그랬다. 하지만 노조를 불편하게 여긴 임 대표는 2015년 2월 김 위원장과 손잡고 별도의 어용노조를 만든 뒤 이 노조를 1대 노조로 만들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직원들에게 어용노조 가입을 강요했다. 거부하는 기사들은 주말 근무에, 수동기어 버스 운행에 투입했다. 그것도 아니면 결근이나 휴가 때문에 비어있는 버스만 운행토록 했다. 갖은 방식으로 괴롭히자 직원들은 어쩔 수 없이 어용노조로 옮겨갔다.
그래도 어용노조로 갈아타지 않고 버티는 기사들이 있었다. 임 대표 등은 이들에게 겁을 주기 위해 2016년 갓 입사한 기사 A씨를 타깃으로 설정, 세 번씩이나 해고했다. 한차례 A씨를 그냥 해고했다 복직되자, 임 대표 등은 보험사기를 기획했다. 피해자 연기를 할 사람을 사서 A씨 버스에 태운 뒤 문에 팔이 끼이는 사고를 내도록 한 것. 이 사고 때문에 보험금이 지급되자, 이를 빌미로 A씨를 다시 해고했다. 큰 사고가 아니라는 이유로 복직되자 이번엔 서류상 문제를 잡아내 다시 해고했다. 회사는 “A씨가 입사지원서에서 운전경력을 속였다”는 이유를 내세웠는데 검찰 수사 결과 회사 주장이 되레 거짓이었다.
이런 집요하고 전방위적 압박 덕에 2017년 2월 마침내 어용노조가 제1노조가 됐다. 임 대표는 기다렸다는 듯이 단체협약을 체결했다. ‘인사 때 노조와 협의한다’ ‘기사의 과실로 교통사고가 났을 때 회사측 구상권을 제한한다’는 등의 내용이 삭제된, 회사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단체협약이었다. 임 대표는 김 위원장에게 회식비, 노조운영비 등을 줘가며 인심을 썼던 것으로 드러났다.
박지윤 기자 luce_jy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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